북한은 11월 18일 '화성포 17'이라 여겨지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발사 실험을 했고, 김정은은 현지 시찰에 딸을 동행시켰다. 또한 미사일 개발에 기여한 관계자와의 기념촬영에도 함께했다. 사진을 본 북한 주민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한국 당국은 이 딸의 이름을 '김주애'라고 추정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오시자...'라고, 딸에게도 존경어를 사용하고 있다.
'김주애'가 등장한 사실에 북한 내에서도 관심이 많은 듯하다. 아시아프레스는 북부 지역에 사는 두 여성 취재협력자에게 국내 분위기와 소감을 물었다. 두 사람은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 이하는 현시점에서의 개인 견해임을 양해 바란다.
◆ '대단한 수재 같다'라는 소문
―― 김정은의 딸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A 딸이 나타났다고 해도 함부로 말을 못 해요. 사람이 모이면 '몇 살일까?'라든가, '엄마 닮았네, 아빠 닮았네'라고 서로 말하는 정도입니다. 애초에 우리는 김정은 나이도 모릅니다. 아이가 몇 살인지 궁금하네요.
―― 딸이 등장한 것에 놀랐습니까?
A 놀랄 정도는 아닙니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정일도 김정은을 현지지도에 많이 데려갔다고 하니까, (딸을)데리고 다니는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A (딸은) 아무튼 머리 좋은 수재라고, 한 번 본 것은 다 기억하는 대단한 기억력이라고 소문이 돌고 있죠. 수재 교육을 받고 있을 테고, 일반 학생이랑은 함께 공부하지 않겠지요.
◆ 우리와 어디가 다르다는 건가?
―― 비판적인 목소리는 없습니까?
A 한 생활이 어려운 집의 늙은 사람이, '원수님 딸이라면 세상에 부러움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어요. 그런 발언도, 아마 모두 보위부(비밀경찰)에 파악이 됐을겁니다.
―― 기탄없이 말할 수 있는 친한 사람은 어떤 말을 합니까?
A 우리 친척인데, '(김정은은)하나님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지만, 아이도 있고 모두 같은 인간이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나도 일반인과 뭐가 다른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거라도 김정은을 욕한 것이 되니까, 아무 데서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 '세상에 부러움이 없다'는 북한 당국이 예전부터 주창하는 표어 중 하나라, 북한은 수령님이 다스리는 만인 평등의 사회이므로 불만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 천재이고 김정은을 보좌한다는 소문
―― '김주애'의 등장을 어떻게 받아들였습니까?
B 사진에 찍혀 있던 '자제분' 말입니까? 아무도 이렇다 저렇다 말 못합니다. '원수님의 딸'인데 누가 감히 입에 올립니까? 그냥 나이나 어느 학교에 다니고 있는지, 아들은 있는지 없는지 등에 관심이 있습니다.
―― 소문은 어떻습니까?
B 아들은 아직 어린 것 같네요. 다만 (김정은에게) 아이가 정확히 몇 명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미사일 발사하는데 데려간 건, 딸이 대단한 천재이고, 김정은을 보좌하는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 장래의 통치자? 말도 안 된다
―― 장래 김정은이 사망했을 때, 그 딸이 나라를 통치할 것인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까?
B 그건 말이 안 됩니다. 일족 대대손손 나라의 수령을 하는 건 말이 안되지요. 게다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서 더 안 될것이고. 그런데 어떻게 해요. (인민을) 통제하고, 그렇게 교양하는데.
―― 실제 생활이 힘든데, 무조건 충성하고 감사할 수 있습니까?
B 그렇지는 않은데 눈, 코, 입, 귀 다 막아놓고 하나만 믿고 충성하라고 어릴때부터 교양하는데. 여기는 큰 돼지우리라고 생각하면 되요.
◆ 무서워서 비판은 입에 담을 수 없어
―― 이름은 '김주애'라고 합니다. 귀엽다거나, 영리해 보인다는 인상은?
B 동료끼리는 어처구니 없지요. 아이를 나랏일에 데리고 가다니. 그 딸과 같은 나이의 아이를 가진 부모 심정이란... 밥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데. 저쪽 아이들이라면 모두 천재고 만재이겠지요. 김정은이 나왔을 때도 '천재다, 만재다, 엄청난 수재다' 말들 했습니다. 그냥 또 그러니까 '눈속임' 같아요. 다 같은 사람인데.
―― 미사일 발사에 왜 데려갔다고 생각합니까?
B 글쎄, 그건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리설주(아내) 이외에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딸이 나온 거에 모두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딸을 입에 담으면 여기서는 큰 문제가 됩니다. 지금, 유언비어를 통제한다는 구실으로 (주민의) 동향 조사가 계속되고 있어서, 사소한 말이라도 출처를 캐고 다니고 해서 섣불리 입을 놀리면 크게 다치니까 조심하고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딸의 이름이 '김주애'인 것 같다는 정보는 전혀 없는 듯하다. 딸이 대단한 천재, 수재라는 소문이 각지에서 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당국이 의도적으로 퍼트린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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