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코로나 대책은 과잉이었다. 중국과의 국경의 강인 압록강 강변에서 방호복을 입고 제방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0년 10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중국과의 국경 인근 여러 도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은 중국산이라고 한다. 팬더믹이 발생한 2020년 1월 이후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고 무역을 강하게 제한해 왔는데, 백신 접종으로 무역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두 지역의 취재협력자 보고를 정리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중국 인접 도시부터 우선 접종하나

함경북도 회령시에 사는 취재협력자 A 씨는 11월 초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A 씨는 국영기업의 노동자이며 노동당원이다.

―― 접종은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A  `회령에서는 10월 상순부터 20일까지 모두 접종받았다. '코로나 예방주사다'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백신 이름은 모른다. 맞고 나서 하루 이틀 정도는 감기 같은 증상이 있는데, 다른 해열제나 약을 먹으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주의를 받았다. 이 밖에도 독감와 감기 예방이라는 주사도 맞았다.

―― 다른 지역에서도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가?
A  회령보다 라선 쪽에서 먼저 접종이 시작됐다. 청진 쪽에 물어봤는데 아직 백신 얘기는 없는 것 같았다. 중국과의 국경지역을 우선 접종하는 것 같다. 다만 평양은 벌써 끝났다고 한다.
※ 라선시에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통상구가 있다. 11월 2일 북러 간 철도무역이 재개돼 말 30마리가 북한에 수출됐다고 러시아 통신사가 보도했다.

―― 집단 접종인 듯한데, 어떤 방법으로 맞았나?
A  17세 이상에게 접종했다. 인민반별로 인원을 확인하고 단체로 맞았다.

―― 접종하고 부작용은 없었나?
A  나는 아무 증상도 없었다. 회령시에서는 나도 다른 사람도, 모두 코로나에 걸렸다. 그래서 이제 와서 백신을 맞는 게 무슨 효과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중국과의 무역을 빨리 재개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한시라도 빨리 국경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으로, 대체로 20~30세대 정도로 구성된다. 상부의 지시를 전달하고, 주민의 동향을 세부까지 파악해 당국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이제 와서 백신이 필요한가?

양강도 혜산시의 B 씨도 11월 들어 다음과 같이 전했다. B 씨는 장사를 하고 있다.

―― 접종은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B  모두 코로나에 걸렸으니까 이제 백신을 맞을 필요는 없다고 (당국이) 선전했는데, 갑자기 코로나 예방주사를 놓는다며 9월 말부터 접종이 시작됐고 10월말까지 다 맞았을거다. 주민들은 코로나는 감기 같은 거라는 인식이라서 감기 예방주사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거 피하는 사람없이 하나같이 다 맞으려고 했다.

―― 접종은 어떤 방법으로 했는가?
B  인민반별로 담당 의사랑 위생반장, 방역지휘부에서 나와서 접종했다. 대상은 17세부터 65세까지. 한 인민반이 끝나면 다음 인민반에서 접종하는 방식. 6시 이후에 퇴근하고 인민반에 모여서 이름에 체크 하면서 주사 다 맞았다,

―― 어느 나라 백신인가?
B  중국 주사였다. 독감 주사도 맞았는데 그것도 중국산. 장티푸스 주사는 국산이었다.

―― 사람들 반응은 어떤가?
B  이제 이걸로 독감도 코로나도 안 걸린다고 기대하고 있다. 예방주사를 한 건 당장이라도 중국과의 국경을 열기 위해서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고, 빨리 무역이 재개해 장사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크다.

다만 주사 맞고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가 나올수 있으니 안심하지 말고 마스크 착용 잘하고 인민반에서 위생반장들이 역할 잘해서 환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꾸준히 체크하라고 하고 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도 11월 1일 자 기사에서 중국과의 인접지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고 전하고 있다.

기사에서는 두 명의 협력자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방 도시에서는 PCR 검사가 실시된 정황은 없어 정확한 감염 판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발열과 감기 같은 증상의 유무로 주민들은 판단하고 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