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온 측정 외 코로나 판정 기술 없어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 북부 양강도에서 엄계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23일 현지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강지원)
양강도는 압록강과 두만강 상류로 중국과 국경을 접한다. 그 때문에 예전부터 월경, 탈북, 밀수가 성행해 왔다. 김정은 정권은 중국에서 코로나 감염이 퍼지기 시작한 2020년 1월부터 국경 경비를 강화해 불법 월경이나 밀수행위는 군법으로 심판하고, 허가 없이 국경에 접근하는 자는 총격하겠다고 포고했다.
북한에서는 5월 코로나 감염 발생을 공식 인정한 후, 매우 빠른 속도로 감염 폭발이 일어났다. 8월에는 일단 진정한 듯했지만 그 후 코로나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지고, 경제 악화 때문에 밀수와 탈북이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양강도의 중심도시인 혜산시에 사는 협력자는 현재 상황을 다음과 같이 해설한다.
"중국에서도 엄청난 수의 코로나 환자가 나오고 있다고 하고, 국경에서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라고 한다. 길도 통행금지가 돼 압록강에 가까운 민가에는 인민반장 외에는 드나들 수 없게 됐다.
※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으로, 지구마다 20~30세대 정도로 구성된다. 동사무소의 지시를 전달하고, 주민의 동향을 세부까지 파악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인민반장이다.
조선에서도 추워지면서 감기가 유행하기 시작하니 방역 성원들이 코로나인지 아닌지 확인한다고 분주하다. 하지만 열을 재는 것 외에는 판정방법이 아무것도 없어, 솔직히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아무도 모르는 형국이다. 증상이 감기와 다르거나 길어지거나 하면 해열제를 이틀 치만 주고 밖에 나오지 말라고 한다.
단, 탈북과 밀수에 대한 단속은 더 엄격해져서, 통제 조치를 적당히 하거나 눈을 감아주거나 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위의 책임자에게 더 단단히 죄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 중국 측은 북한에서의 유입을 의심
혜산시의 대안인 지린성 창바이(장백=長白)현에 사는 중국인 협력자의 정보도 들어왔다.
"장백지구에서도 코로나 감염증이 급증해, 병원과 의료시설은 포화 상태다. 현재 장백현에서만 1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정부는 증상이 심한 환자는 병원에 격리하고 경증상자에 대해 자가격리하고 있다"
※ 중국 정부는 12월 중순부터 코로나 감염자 통계 공표를 중단했다.
창바이현은 교통편이 나쁘기도 해서 지금까지 감염자가 매우 적었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감염 확대의 원인으로 북한에서의 바이러스 유입을 의심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협력자는 말한다.
공안당국에서는 북한에서 밀수 등으로 월경해 오는 자를 경계해 압록강 부근에 사람이 다가가지 않도록 당부함과 동시에 국경 부근으로의 이동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