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전에 탈북했다면...' 후회하는 싱글맘
"탈북하지 않은 걸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우리들은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요. 한국과 중국을 부러워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 발사 실험을 이어가던 11월 중순,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 파트너와 통화가 연결됐다. 두 아이를 둔 싱글맘이다.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의견을 묻자, 그녀는 이렇게 한탄했던것이다.
그녀의 집에서 몇 킬로미터 앞에 중국과의 국경의 강이 흐른다. 잡혀서 북한에 강제송환 됐을 때의 처벌의 무서움을 생각하면, 아이를 데리고 탈북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지난 2년여 동안 강둑은 가시철조망으로 막혀서, 접근조차 못 하게 돼 버렸다. 경비가 강화되기 전에 나라를 떠났다면 좋았을 거라고, 왜 이제 와서 그녀는 후회하는 걸까?
◆ 개인 경제활동까지 통제... 얽매인 일상
김정은이 세습으로 권력의 정점에 선지 곧 만 11년이 된다. 20대 후반의 젊은 집권자가 등장했을 때, 대외 개방의 방향으로 가는 등 새로운 정책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고모부이자 최고실력자인 장성택을 숙청·처형한 것을 계기로 사회에 공포 분위기가 만연했다.
2018년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회담이 실현되자 무드가 바뀌어, 북한 사람들은 평화롭고 풍요로운 시대가 드디어 올 것이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이듬해 미국 트럼프 정권과의 비핵화 협의가 결렬돼 다시 급선회한다. 김정은 정권은 한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핑계로 국내에 엄계 태세를 펼쳤다.
중국과의 국경은 봉쇄돼 지역 간 이동은 원칙 금지, 사람을 고용하고 빵을 만들어 시장에 팔거나 집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등의 개인 경제 활동은 '비사회주의적'이라고 간주돼 모조리 금지됐다. 도시 주민은 현금 수입이 격감해 순식간에 곤궁해져 갔다.
"복장 확인이나 마스크 착용, 소지품 검사 등으로 길을 걷고만 있어도 마구잡이로 단속 요원이 불러 세웁니다. 휴대전화에 저장한 메시지나 사진까지 보이라고 합니다. 영장 없는 가택수사도 당연해졌습니다" 라고 이 파트너는 말한다.
한국 드라마를 보기만 해도 징역 5년이 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2020년 말에 제정됐다. 지금도 젊은이를 중심으로 체포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이 올해 들어 발사한 미사일은 적어도 60여 발. 그 비용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인민을 굶기고 무슨 국방이고 미사일이냐"라고, 그녀는 전화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UN 기관은 국민의 40% 이상이 영양부족 상태라고 추정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 11년간,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한 것은 틀림없다.
◆ '인권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시치미떼는 김정은 정권
11월 16일, UN 총회 제3위원회(인권)는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비난하고, 개선 조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8년 연속이다. 이에 대해 김정은 정권은 '인민대중의 이상과 요구에 철저히 합치하는 진정한 인권이 향유되고 있다'며, 인권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 미국과 추종 세력에 의한 내정간섭으로 체제전복을 꾀하는 것이라고 결의안에 반발했다.
세계의 관심은 핵과 미사일 문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시 한번 이웃이인 북한 민중의 고통에 마음을 기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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