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부가 2022년 말부터 지방 행정기관, 국영기업, 노동당조직의 간부 교체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세대의 등용•발탁이 눈에 띄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놀라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북한에서는 간부의 인사를 '간부사업'이라고 한다.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지난해 12월 말 전해 온 바에 따르면 국영공장과 기업, 협동농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간부사업'이 전개됐다.
"올해(2022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었던 간부들은 완전히 바꿔버릴 기세다. 주도하는 건 도의 당 중추 간부들으로, 많은 젊은이가 중간급 간부로 등용되고 있다. 군대를 제대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젊은이도 있어서, 원래 간부들은 파격적 '간부사업'에 충격을 받고 있다"
협력자는 이렇게 전했다.
◆ 노동당 하급 간부에도 청년 발탁
한 마디로 간부라고 하지만, 북한의 경우 모든 기관에 두 종류의 간부가 있다. 실무를 담당하는 간부와 노동당 조직의 간부다. 국영기업과 협동농장에는 그 크고 작음과 관계없이 반드시 당 조직이 있다. 이번 '간부사업'은 주로 실무담당 간부가 대상이었지만, 당 조직 간부가 교체되는 사례도 드물지 않은 듯하다.
"혜산 강철공장의 경우 40대 중후반이었던 '세포비서'가 대부분 젊은 세대와 교체됐다. 30대 전반 '세포비서'까지 탄생했다"고 양강도에 사는 협력자가 전했다.
※ 당 조직의 최소단위를 '세포'라고 한다. 그 책임자가 '세포비서'이다. 국영기업에서는 직장마다 당 조직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 김정은 세대로의 교체작업인가
이 '파격 간부사업'의 목적은 무엇일까? 협력자들은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도당에서는 '인재를 찾아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과감하게 간부사업을 벌인다. 단, 권한을 가진 높은 직책이 아니라 당분간은 중간간부까지의 지위를 준다.
눈치를 살피고 기회만 엿보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물불 가리지 않고' 일하는 열성분자들로 간부를 바꾸는 것이 목적이라는 설명이 있었다.
젊은 층을 발탁하는 것은 나이 많은 사람들의 당정책 집행 상황을 빠짐없이 살피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서로 경쟁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협력자들에 따르면, 실무담당 간부로 발탁된 젊은이들의 대부분은 '당원, 대학 졸업, 제대군인' 경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김정은 시대 들어서부터의 '교양사업'을 충분히 받아 온 신세대를, 김정일 시대의 구 간부와 교체하려는 것이 정권의 의도로 보인다.
◆ 젊은 간부는 '석기다'
그러나, 이 젊은 세대의 간부 등용에 대해 각 직장에서의 평판은 좋지 않은 듯하다.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석기(돌머리)인 젊은이를 간부로 하면, 딱딱하고 융통성이 없어 직장이 갑갑하고 피곤할 것이 뻔하다며 젊은 간부를 경계하는 의견이 많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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