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부는 영하 30도
1월 하순은 추웠다. 내가 사는 오사카시는 기온이 영하로 거의 떨어지지 않는데, 실외에 둔 금붕어 수조에 두꺼운 얼음이 얼었다. 올겨울 최강이라는 대한파는, 마침 설 연휴를 맞은 동아시아 일대를 덮쳤다.서울, 베이징은 영하 15도 전후, 북한에 인접한 지린성 연변지구는 영하 27도까지 내려갔다.
북한 북부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로부터 연락이 온 것은, 일본에서 눈 때문에 교통망이 혼잡해진 1월 24일 밤이었다. 혜산시도 영하 30도까지 기온이 내려갔다.
"여기 추워가지고 꼼짝도 못합니다, 눈도 많이 왔습니다. 먹는 것도 그렇치만 땔감 걱정까지 겹치면서 난방은 어떻게 할지 모두 걱정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이라서 사람들이 배로 힘들어해요. 문 두드리면서 '몸 좀 녹이자'고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 때문에 힘듭니다. 문 안열어줄수도 없고 요즘엔 빈집처럼 집에 박혀있는게 힘들어죽겠어요, 땔감 사려고 식사를 참다 보니 깡말라 버린 사람도 있습니다"
◆ '아궁이 동거'... 추위에 다른 가족이 임시 동거
북한에는 '아궁이 동거'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연료를 제대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이 겨울에만 한 집에 동거하는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북한에서는 아파트에서도 단독주택에서도 연료 대부분은 석탄이나 장작을 쓴다. 한때는 저렴한 국가 배급 석탄이 있었지만, 1990년대에 거의 사라지고 장사꾼으로부터 현금으로 사는 것이 일반적으로 됐다.
현재,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김정은 정권에 의한 과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으로 인해 경제 불황이 심각해져, 서민 대부분이 장사도 안 되고 하루벌이노동 기회를 잃어버려 현금 수입이 격감했다. 노인 가구 등 취약층에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겨울에는 땔감의 부담도 덮쳐 온다.
"석탄 1톤에 130위안인데 톤 단위로 사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무도 장작 5가치에 1400원하고. 돈이 돌아야 구매하든 하겠는데 돈도 없고 작년 겨울보다 더 힘듭니다"
※ 시중에서는 북한 원과 중국 위안이 병용되고 있다. 한화 100원은 약 5.5위안, 66북한 원.
◆ 혜산시에서는 꼬제비 동사 사건 발생
1월 대한파 때, 혜산시에서 슬픈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5층건물 건설 현장에서 꼬제비 아이 두 명의 동사체가 발견된 것이다. "빚 때문에 집을 뺏기고 창고나 역사에서 사는 '방랑자'가 늘어 문제가 되자, 안전국(경찰)에서는 매일 같이 순찰해 잡아서 수용시설에 넣지만, 제대로 식사를 주지 않으니 또 도망칩니다. 그런 아이들이 밖에서 자다 얼어 죽는 겁니다"
이 사건은 당국 내에서도 문제시되어, 혹한기에는 안전원이 방랑자와 꼬제비를 임시로 여관에 데려가고 있다고 한다.
◆ 병원도 난방 없어 강제 퇴원
함경북도에 사는 다른 협력자는, 지난해 말 은덕군 탄광촌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맞닥뜨렸다.
"떨어진 석탄을 줍기 위해 아이와 노인이 탄광에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몰려든 사람들을 탄광 직원이 쫓아내고 주워 모은 석탄을 회수하고 있었는데, 현장은 살기 등등했고 울부짖는 사람도 있고 칼부림까지 일어나서 안전국의 기동대까지 출동했습니다"
'난방난'은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혜산시 협력자에 따르면, 연초부터 상급병원인 양강도병원, 혜산시병원에서도 석탄을 조달하지 못해서 중증이 아닌 입원 환자를 강제 퇴원시켰다. 휘발유 가격이 치솟아 당국이 석탄을 운반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 주민은 월동 투쟁 중
대한파가 한창일 때, 혜산시 당국은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 식량도 난방도 준비할 수 없는 최빈곤 가정 지원에 나섰다.
"인민반에서는 절량세대 공급처럼 2~3세대 선발해서 석탄 150키로씩 긴급으로 공급했습니다. 그리고 생활이 어려운 집들을 대상으로 인민반별로 지원사업하자고 요구해요"
1개 인민반은 20~30세대로 구성된다. 보통 4인 가족으로 한 겨울에 1~1.5t의 석탄이 필요하다. 150kg으로는 절약해도 10일분 정도밖에 안 된다.
북한의 겨울은 길다. 생존을 건 민중의 추위와의 싸움은 4월 초순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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