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학 장려해 입대 면제 조치도
2023년도 조선인민군 복무기간이, 남자는 17세부터 8년, 여자는 5년, 특별한 병종은 10년간으로 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안북도 취재협력자가 병역 사무를 다루는 국방성 대열보충국 산하의 '군사동원부' 관계자를 만나 확인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북한의 군복무기간은 2000년대 들어 늘어나기 시작해, 아시아프레스의 국내 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 의무제인 남자는 13년, 지원제인 여자는 8년까지 늘어났다. 1990년대 후반 대기근 이후 어린이 사망자 증가와 출생 수 감소에 의해 입대하는 청년이 대폭 줄어들자 이를 복무기간의 연장과 여자 입대 장려로 보충한다는 궁여지책이었다.
김정은 정권이 방침을 전환한 것은 2021년.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 이후 복무기간을 남자 8년, 여자 5년으로 단축해 병사 수의 대폭 삭감을 단행했다. 만기를 넘은 병사는 대거 제대시켜, 인원 부족으로 생산에 지장을 겪던 농업, 광업, 탄광 등 분야에 배치했다.
◆ 어려운 가정은 병역 면제 가능성
'군사동원부'에서는, 고급중학교(고등학교에 해당)를 돌며 '초모'라고 불리는 군입대 수속을 진행한다. 취재협력자가 1~2월에 만난 '군사동원부' 관계자는 올해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초모'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정부는 대학과 전문학교로의 진학을 장려하고 있어, 합격자는 남녀불문 '초모' 대상에서 제외한다.
・생활이 어려운 가정의 사람은 '초모'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다. 외둥이나 고령, 질병 등으로 일할 수 없는 가족을 혼자서 부양하는 경우 등은 입대를 면제 받을수 있다. 이를 이용해 아들을 어떻게든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
・3월 1일부터 면담과 신체검사를 실시, 3월 말부터 배치처를 결정한다.
・남자는 의무이고 여자는 지원제다. '군사동원부' 담당관이 학교 교실에 들어가, 군대에 가고 싶은 여학생을 세워서 선발한다.
◆ 입당이 약속되지 않으면 군대 보낼 필요 없어
"동원부 사람에 의하면, 요즘 생활이 힘드니까 아이를 한 명밖에 안 낳는 가정이 많아서 입대자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도 상부에서는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진학시키라는 방침이다"
조사한 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북한에서는 오랫동안 남자는 꼭 군대에 간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대학에 진학한 사람도 졸업 후 입대하는 것이 당연했다. 군 복무를 마쳐야만 노동당에 입대하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입대에 대한 생각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협력자가 설명한다.
"최근에는 입대를 피하기 위해 아들을 어떻게든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진학시키려는 부모가 많다. 재작년부터,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는데도 입당하지 못한 사람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입당 기준을 까다롭게 했기 때문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입당 못할 거면 무리하게 군대에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 가난한 집안의 아들이 입대
인민군 일반 병사의 식사 사정은 극히 열악하다. 신병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것은 사회 상식일 정도다. 아들과 딸이 걱정되는 부모들은 차입을 하거나,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돈을 보내거나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양상이 바뀌었다. 경제 마비로 인해 도시 주민의 궁핍이 심각하다 보니 "먹고 살수 없으니까 군대에 보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가난한 가정도 있다"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면제 조건에는 미치지 않더라도, 곤궁한 가정은 많다. 여유가 있는 가정은 아이를 진학시켜서 입대를 기피할 수 있지만, 먹을 것마저 부족한 가정에서는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 인기 배속는 미사일 부대
희망하는 배속처에도 변화가 있다. 최근까지 인기 있었던 것은 보위성(비밀경찰), 안전성(경찰), 연안경비대, 경무부(헌병)였다. 대우가 좋은 데다가 뇌물 수입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갑자기 인기를 끄는 곳은 미사일 부대라고 한다.
"미사일 부대는 대우가 굉장히 좋고, 김정은이 참가하는 '1호행사'에 관계될 기회가 많아서 '배려'에 의한 선물이 하사되는 경우가 많다. 여유 있는 가정에서는 이런 부대에 배속도록 '군사동원부'에 뇌물을 준다"
배속처는 뇌물액에 좌우되는데, 정해지는 것은 3월 후반이 되고 나서라고 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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