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하고 사랑스러운 소녀의 등장에, 전 세계의 코리아워처들이 놀랐을 것이다.
2022년 11월 북한이 실시한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그 자리에, 김정은과 손을 잡고 나타난 10살 전후로 보이는 그 소녀에 대해 북한의 국영 미디어는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경어를 사용했다. 한국 정부는 이름을 '주애'로 추측하고 있다. 김정은의 후계자일 가능성을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과 이어지는 일족 세습 통치의 4대째로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주애'를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봤나?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들에게 들은 인상과 의견을 나열해 둔다(반입한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리설주) 둘 다와 닮았다.
・몇 살일까? 우리는 김정은의 나이조차 모른느데…
・어느 학교에 다닐까? 아니, 일반 학교에 보낼 리가 없다.
・김정은도 우리와 같은 부모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름이 주애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주애'라는 이름의 여성들에게 개명을 강요? 그런 통고는, 아는 한 없다.
・등장 이후에는 모두 관심을 가졌지만, 생활이 어렵다 보니 일시적이었다.
・천재다, 김정은을 보좌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비판 같은 말을 하면 잡혀가 버리니까, 절대 나쁘게 말할 수는 없다.
후계자일 가능성은? 이라는 질문에 대해, 40대 여성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 애가? 아직 어린애고, 여자인데 (통치자가) 될 수 있습니까? (4대째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어디까지나 소수의 감상이지만, 북한의 세태와 서민이 받아들이는 방식의 일단이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열병식에 등장한 '백두의 혈통을 결사보위하자' 라는 구호의 의미
'주애'가 다시 등장한 것은 2월 8일 성대하게 거행된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이었다. 그 모습은 조선중앙TV에서 2시간에 걸쳐 녹화 방송됐는데, 카메라워크와 편집은 분명히 '주애'의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것이었다.
열병식에서는 주목해야 할 구호가 등장했다. '백두의 혈통을 결사보위하자'가 그것이다.
'백두의 혈통'이란, 김일성이 조중 경계를 넘어 우뚝 솟은 백두산 기슭 일대에서 항일 유격대 활동을 했다는 점을 연관지어, 정일-정은과 이어지는 김 씨 일족을 가리킨다.
구호 '백두의 혈통을 결사보위하자'를, 열병식에서 행진하는 병사들은 외쳤고 플래카드가 펄럭였다. 조선혁명과 조국을 지키는 것을 임무로 여겨 온 조선인민군에게, 김 씨 일족을 목숨 걸고 지킬 것을 요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내가 조사한 한, '백두의 혈통'이라는 용어의 첫 등장은 2013년 6월이다.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10대원칙)이라는 문서에 나타났다. 이것은, 김정일이 사망하고 3대째의 통치자가 된 김정은에게 전국민 전조직이 목숨을 걸고 절대충성, 절대복종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노동당의 최상위 강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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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진 북한의 최고강령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전문(1) 서문 해설 이시마루 지로
이 김정은판 '10대원칙'에는, 권력세습을 영속화할 의사와 야망이 새겨져 있다.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끊임없이 심화시키며 대를 이어 계속해나가야 한다.'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이어나가며 주체의 혁명전통을 끊임없이 계승발전시키고 그 순결성을 철저히 고수하여야 한다.'
당시 이 문구를 본 오사카 주재 평양 출신 탈북자는 놀라움과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아무리 독재라도, '혈통', '순결성' 등이라는 사회주의에 있을 수 없는 말을 쓰다니 세상 말세다"
◆일족지배 영속화 작업을 가시화
현시점에서는 '주애'가 후계 후보인지를 판단할 재료가 없다. 나이 어린 딸이 주목 받도록 한 것은, '김 씨 왕조'의 자취를 이을 차세대 존재를 국내외에 강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은 아닐까.
김정은은, 미래의 혈통에 의한 지배 영속화를 꾀하고, 이를 위해 시간을 들여 세습구조를 가시화해 나가는 프로세스에 들어갔다.
나는 그렇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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