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비로 인해 북한 도시부의 취약층에서는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 곤궁한 사람에 대한 정부의 충분한 지원 및 구호가 없는 가운데, 각지에서 절도나 강도 등 범죄가 증가해 안전국(경찰)이 비상경계에 들어갔다고 한다. 북부 함경북도 상황을 보고한다. (강지원)
◆ 곤궁한 도시 주민이 농촌 덮쳐
무산군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2월 말 전한 바에 따르면, 두만강 연선의 농촌인 남촌에서 대낮에 부부가 자택에 묶여 있는 채 발견됐다.
"남자 두 명이 물을 달라고 찾아와서, 칼로 위협해 집에 있던 식량과 값나가는 물건을 전부 뺏어갔다고 한다. 장사꾼 행세를 하고 농촌을 돌면서 빈집을 찾아 가축과 식량, 돈 되는 물건을 훔쳐 가는 사건이 빈번해지자, 안전국에서는 집중 단속을 하고 있다. 협동농장의 가축과 정미소를 노리는 도둑이 많아서, 순찰을 2시간마다 하게 됐다"
무산군에서는 남자가 농촌에 와서 장사하는 것을 무조건 금지하고. 발각될 경우에는 짐 검사를 한 뒤 마을에서 쫓아내고 있다. 또한 외부에서 온 사람은 친척이라 해도 들르는 곳과 숙박처를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고 한다.
◆ 동네에서 닭과 개의 모습이 사라졌다
회령시에서도 범죄가 늘고 있다. 3월 들어 회령시에 사는 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매일 아침, 어제는 또 어디서 도둑질이 있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봉리 농장에서는 제대군인을 포함한 남자 세 명이 소를 훔쳐 먹은 게 발각돼 붙잡혀서 감옥에 갔다. 원산리에서는 3월 2일 협동농장 정미소 창고가 습격당해 불과 20분 만에 쌀 200kg 이상이 도난당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범인을 잡으려고 의심스러운 자를 마구 조사하고 집까지 수색해 소동이 벌어졌다"
이 협력자에 따르면, 회령시의 거리에서는 닭과 개의 모습이 사라졌다.
"지금은 모두가 살기 너무 힘든 상황이다. 틈만 나면 잡아먹으려고 하니까 주인들은 가축을 집 밖에 내놓지 않게 됐다. 가난한 사람 중에는 닥치는 대로 훔치려고 손을 대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먹을 게 없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월 이후, 김정은 정권은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해 무역을 강하게 제한했다. 주민의 이동과 상행위도 엄격히 통제한 탓에 도시 주민은 현금수입이 격감했고 곤궁해진 사람이 크게 늘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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