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봄의 농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동신문은 4월 4일자 사설에서, 곡물 생산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당조직들 특히 시,군당위원회들이 자기의 전투력과 활동성을 남김없이 떨쳐야 한다'며, 노동당조직이 핵심이 되어 기업과 조직, 주민을 증산운동으로 몰아갈 것을 요구했다. 국내에서는 실제로 어떤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일까? 국내 취재협력자에게 현재 상황을 들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곡물 생산에 인민을 총동원하라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 A 씨는 정기적으로 B 협동농장을 방문해 실정을 조사하고 있는데, "당조직이 목숨을 걸고 곡물 생산 목표를 달성하라고 농민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라고 전해왔다.
A 씨에게 농업으로의 총동원 체제 상황에 대해 물었다. B 농장은 인원수가 약 500명으로, 주로 옥수수를 재배해 왔지만 지난해에는 김정은의 지시로 밀, 보리 재배도 시작했다. 함경북도에서는 평균보다 약간 작은 규모의 농장이다.
이하는 A 씨와의 일문일답. 인터뷰는 3월 말과 4월 초에 했다.
◆ 지금 최우선은 '새땅 찾기'
―― 김정은 정권은 곡물 증산을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A "모든 인민을 농업에 총동원해 획기적으로 생산을 늘려라"라고, 당이 요구하고 있다. 공장과 기업에서 '농촌돌격대'를 선발·조직해 농장의 논밭 일부를 맡아 경작하게 됐다. 단, 많은 인원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인원을 농장에 상주시켜 일정한 면적을 분담시키는 것이다.
―― 총동원이라는데, 또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A 지금 최우선으로 하는 건 '새땅 찾기'다. 어떻게든 농장의 밭을 늘리자는 것으로, 산림경영위원회와 협력해 개인이 산간에 경작한 밭을 모두 농장에 편입시키는 것도 하고 있다. B 농장에서는 1정보의 새땅 찾기가 과제(노르마)로, 그것 때문에 시내 기업으로부터 노동자가 파견되고 있다. 옥수수를 한 포기라도 심을 수 있는 땅을 새로 만들라는 것이 당의 요구다. 농장원들도 '새땅 찾기'에 총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 1정보는 약 10,000m²
◆ 군과 특수기관의 밭까지 농장에 병합
―― 그리 쉽게 '새로운 농지'를 찾을 수 있습니까?
A 올해는 부업지에 대한 전체 조사를 철저히 한다고 한다. 작년에도 했지만, 올해는 어느 기관 기업소든, 특수기관이라 해도 관계 없이, 소유하고 있는 부업지를 모두 조사해 보고하게 하고 그 대부분을 농장에 귀속, 병합하라고 명령했다.
―― 군대 부업지도 대상입니까?
A 한 고사포부대에서는, 주변에 부업지인 옥수수밭을 갖고 있지만, 올해부터 인근 농장으로 이관되게 됐다. 도시에서 동원되는 '농촌돌격대'가 그 경작을 맡는다고 한다.
2월부터 도시의 빈곤민이 농장에 많이 이주했는데, 무일푼인 데다 가재도 없는 그들에게 분배할 식량도 추가로 생산할 필요가 생겼다. 그것도 '새땅 찾기'의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 부업지란, 군부대 등의 기관이나 기업이 구성원에게 공급하기 위한 식량을 생산하는 농지를 말한다.
◆ 벌써부터 농촌에 '절량세대' 발생
―― 도시 주민은 돈이 없어 굶주린다는데, 농장원의 지금 생활은 어떻습니까?
A 내가 살고 있는 시내의 생활도 매우 힘들지만, A 농장에서는 벌써부터 '절량세대'가 나오고 있다. 그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농장원에게 옥수수를 1kg씩 내라고 명령했다. 나라가 아무것도 대웅하지 않으니까, 농장원들은 불만이 많다.
※ 지난해 분배받은 식량을 다 먹고, 현금도 바닥난 가정을 절량세대라고 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