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1월 이후, 북한 경제는 악화 일로를 걸으며 주민의 곤궁은 심각해지고 있다. 그 영향으로 젊은이들이 폭력 사태를 일으키거나, 정해진 직장을 이탈해 집단으로 돈벌이를 하는 등 일탈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당국은 즉결로 처벌하는 등 엄격한 대처에 나섰다. 실태를 북부 지역의 취재협력자가 4월 후반 전했다. (강지원)
◆ 패싸움으로 머리 깨지고 팔이 부러져...
"생활이 점점 어려워짐에 따라,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비뚤어지고 패거리를 짜서 싸우거나, 직장에서 폭력 사건을 일으키거나 한다. 또한 직장을 이탈해 조직적으로 돈벌이를 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당국은 '비사회주의적 현상'으로 간주해 엄격한 처벌에 나서고 있다"
양강도에 사는 여러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전한다.
'난폭한 젊은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건을 몇 가지 기술한다.
3월 중순, 혜산시 제지공장에서 제대군인인 젊은 노동자가 지각해 상사에게 혼나자 격분해 때려서, 3개월 노동단련형에 처해졌다.
4월 초, 혜산시의 젊은이들 패룹끼리 싸움이 붙어, 상대의 집을 습격해 집안을 때려 부쉈다. 머리가 깨지고, 팔이 부러진 중상자가 나오는 사건이 있었다. 한쪽 그룹 4명이 체포되어 즉결로 3개월간 '노동단련대'로 끌려갔다. 체포된 주도자는 30대 제대군인으로, 노동당원이었다.
※ '노동단련대'란,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당국의 통제에 따르지 않았다고 간주된 자, 경미한 죄를 범한 자를 사법 절차 없이 수용해 1년 이하의 강제노동에 처할 수 있는 '단기강제 노동캠프'를 의미한다. 전국의 시·군에 있는 보안서(경찰)가 관리한다.
"날뛰는 청년들 중에는 의형제를 맺고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패까지 등장했다. 주민들도 젊은이들 조직의 행패를 무서워한다. 안전국(경찰)이 주도자 적발에 나서, 심각한 경우는 즉결로 교화(징역)에 보내고 있다"
협력자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한다.
◆ 조직적으로 일용직 노동하는 것도 '비사회주의'라며 처벌
단속 대상은 싸움 등 폭력행위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금 수입을 얻기 위한 경제활동에 대해서도, 당국은 단속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협력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은 모두가 정말 사는 게 힘들다. 직장에 나와도 월급은 거의 없다. 약간의 배급만으로는 살아갈 수가 없다. 현금을 벌기 위해, 젊은이들은 짐 운반이나 건설 현장에서 일을 확보해 동료들끼리 서로 융통하는 조직을 만들고 있다"
국가가 주도해 진행하는 아파트 건설에서는, 돈주로 불리는 신흥 부유층이 한 동에 방 몇 개를 받기로 약속하고 투자한다. 그것을 완성 후에 팔아서 이익을 내는 것이다. 건설에는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역시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젊은이들 중에는 군대 시절 '특각' (김일족 등 고위층의 별장) 건설에 동원된 경험이 있는 등, 건설과 타일 붙이기, 내장 공사 기술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들은 근무하는 국영기업으로부터 건설 동원된 형식으로 일용직인 삯일을 받는다. 최근 일당은 15위안 혹은 내화 1만 2000원(약 2870원) 정도라고 한다. 조직을 만들어 일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것도 사회주의 질서로부터의 일탈행위로 간주되어 처벌됐다. 북한에서는 근무지를 가진 자는 직장에서 '조직생활'을 하는 것이 철칙이다. 사상교육과 노동당 방침 전달, '생활총화'로 불리는 반성회 참가, 노동동원 등, 정권에 의한 주민의 관리통제는 직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젊은이들이 사조직까지 만들었던 것이, '조직생활'에서 벗어난 비사회주의 행위라고 지목된 셈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폭력 사태를 일으킨 것도 아니고 돈을 벌려고 모인 것뿐인데 왜 문제가 되는가 하고 불만이 크다"라고 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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