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방 도시에서, 아사를 비롯한 생활고에 허덕이는 주민이 대량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6월 후반, 평양 노동당 중앙조직이 함경북도의 모든 당간부에게 자기비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정권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주민들의 곤궁이 깊어지고 있어, 노동당 정책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 배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강지원)
◆국영매체는 침묵
"6월 17일, 모든 당 간부를 대상으로 자기 비판서를 내라는 중앙당으로부터의 명령이 내려왔다. 자기비판서의 매수는 2장 이상으로, 인민 생활의 혼란에 대해 담당하는 조직의 임무를 제대로 완수했는지 총괄하고, 수습을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쓰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함경북도 A시에 사는 취재협력자 B 씨가, A시 노동당 위원회에 근무하는 지인 간부를 만나 얻은 정보라며 이같이 전해왔다.
6월 17일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가 소집된 날이었다. 이후 노동신문 등 국영 미디어에는, 회의 의제에 아사자 발생 등 인민 생활의 혼란에 대해 토의됐다는 기술은 보이지 않는다. 단, 6월 19일 자 조선중앙통신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게재됐다.
「보고에서는 상반년도 경제사업에서 인민경제계획을 무조건 수행하는 엄격한 규률을 확립하지 못하고 경제의 자립적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을 실속있게 진행하지 못한 일련의 페단들이 엄정히 분석되였다」
◆대책도 없이 앉아만 있다
B 씨가 만난 간부에 따르면, 평양의 중앙당은, 지방당 간부들이 제역할을 못하고 자리지킴만 하고, 인민 생활의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려 시도하지 않고, 대책도 없이 앉아만 있어서 여러 사회문제들이 발생한다며 당 간부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고위급도 예외가 없었다. 도의 최고직인 도당 책임비서(서기)를 비롯해, 시, 군의 당 최고직도 모두 자기비판을 요구받았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담당 지역, 담당 조직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비참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대책안도 내놓으라고 명령받았다고 한다. B 씨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자기비판 명령에 대해서 당 조직 내에서도 불만이 많은 것 같다. 혼란을 즉시 해결할 방법은 식량의 방출밖에 없는데, 그 식량이 없기 때문이다. 간부들에게서 나온 것은, 앞지대 (남부 지역)에서 수확이 시작된 감자를 수송하는 방안 정도였다고 한다. 옥수수가 익는 8월 15일까지, 주민의 생활을 어떻게든 살 수 있도록 집중하라는 지시가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상부에서는 구체적인 대책은 없고, A시에 식량이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식량이 들어온다고 4월부터 선전했는데, 아직 공급되지 않았다"
함경북도 이외에도 당 간부 전원이 자기비판을 요구받는 사태가 있었는지, 7월 19일 시점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