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이 개인의 경제 활동을 강하게 통제하기 위해, 경찰 명의로 '포고'를 내고 엄격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물자의 유통을 국가의 통제 아래에서만 할 것과, 외화 사용 엄금이 내용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동요가 일고 있다고 한다. 현재 상황을 연재로 보고한다. 1회는 외화 사용 엄금 조치에 대해.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경찰이 내놓은 '포고' 나붙어
'포고'는 8월 초 갑자기 통달됐다.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 두 명은, '포고'가 동사무소에 나붙었고 인민반을 통해 '포고'를 설명하는 강연이 실시됐다고 전했다.
함경북도에 사는 협력자 A 씨에 의하면 포고문 제목은 "국가의 통제권 밖에서 물자거래를 하거나 외화를 유통시키는 행위를 철저히 금지할데 대하여"라고 한다. 명의는 사회안전성(경찰청에 해당)이었다.
"인민반회의에 당국 사람이 와서 강연했다. 지금까지도 외화 사용 단속은 엄격했는데 근절하지 못했기 때문에, 외화를 쓰는 사람이 있으면 신고하라고 했다"
라고 A 씨는 설명했다.
북한에서 유통되는 외화의 대부분은 중국 위안과 미국 달러다. 북한 무역액의 90% 이상은 중국이 차지한다. 시장에서도 다양한 중국제품이 보급되는 가운데, 2000년대부터 중국 위안이 널리 사용되게 됐다.
2009년 11월 전격적으로 실시된 '화폐개혁(새 원화 교체, 디노미네이션)'으로, 구지폐가 순식간에 못 쓰게 됐던 경험 때문에 내화 원은 신용이 땅에 떨어지고 기피되어, 모두 외화 확보를 하고자 했다. 그 결과 2010년부터 시장에서도 개인 간에도 중국 위안 거래가 당연해졌다. 노점에서 두부 한 모를 살 때도 중국 위안이 쓰일 정도였다.
외화 사용 횡행에 대해 당시 김정일 정권은 역시 '포고'를 내놓았다. 사형에 처한다는 언급까지 있을 정도로 엄격한 내용이었지만, 주민들의 외화 사용은 끊이지 않았다.
◆ 2019년부터 단속 시작
북한 당국이 외화 사용을 강하게 단속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 11월 '자국 통화를 소홀히 취급하면서 외화는 소중히 하고 있다'라는 취지의 김정은의 비판이 전국에 전달되고부터다.
곧바로 시장에서의 외화 사용이 금지됐지만, 주민들은 겉으로 외화를 사용하지 못해도 재산을 지키기 위해 외화를 요구하며 거래를 계속하고 있었다.
◆ 지갑 안까지 검사해 무자비하게 몰수
'포고'가 나온 이후 어떤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지,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시장에서는 불시 검사를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중국 위안을 사용했다고 의심되면 소지품과 지갑 안까지 검사해서 외화가 발견되면 무조건 몰수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몰수되도) 사람을 세워 관리에게 부탁하면 내화로 계산해 돌려줬지만, 이제 통하지 않는다. 무상 몰수다. 특히 '돈대꼬(환전상)'가 표적이 되어 가택수색까지 받고 있다. 8월 13일에는 시장에서 중국 위안을 몰수당한 사람들이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지금 바로 은행에 가서 (내화로) 바꿔 온다고 하고 몰수를 면한 사람들도 있다"
지방의 은행에서는 예전부터 외화를 내화로 환전하는 업무를 해왔다. 그러나 환율이 시중 암환율보다 상당히 나쁜 데다, 이름 등 개인정보를 기록해야 하고, 외화를 갖고 있다는 걸 당국에 알리고 싶지 않아서 은행에서 환전하는 사람은 적다고 한다.
"당국 방침은, 외화가 있으면 은행에서 환전해 내화를 쓰라는 것이다. 외화로 물건을 매매할 수는 없다. 예외는 국영인 '량곡판매소' 정도다. 외화 단속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요하고 있다. 조선 돈은 언제 휴지 조각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죽어도 외화를 놓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속이 너무 심하니까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북한 내 분위기를, 협력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계속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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