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북부 협동농장에서 수확 전 여물지도 않은 옥수수 등의 작물을 훔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벌써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당국은 원농 작업 때문에 농촌에 주둔 중인 군부대를 경비에 투입하고, 경비를 서는 농장원에게 무기와 실탄을 지급하는 등 도난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강지원 / 한하유)
◆ 이미 농촌은 엄계 태세
북한에서는 주식인 옥수수의 수확은 매년 8월 후반부터 9월에 걸쳐 이뤄지는데, 이 시기 농장에서는 감시가 매우 엄중해진다. 창고와 밭에서 곡물을 훔쳐 가지 못하도록 마을의 경비를 강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수확까지 한참 남은 8월 초부터 이미 엄계 태세에 들어섰다.
7월 하순, 함경북도 무산군의 A 농장에서 아직 여물지도 않은 옥수수를 밭에서 훔쳐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산군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전해 왔다.
피해 규모는 약 100평 정도였으며 무산군 교외의 다른 농장에서도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각지의 농장에서는 8월 3일, 피해 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농촌 지원에 동원된 군인이나 광산 노동자 등 도시 주민의 범행을 의심하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농장원이 범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밭 한가운데에서 훔쳐 갔기 때문에 발견이 늦었다. 옥수수가 아직 여물지 않아 먹지도 못하는데, 벌써 곡물 도둑이 나타나서 예년보다 일찍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농장에 드나드는 인원을 확인하고 밭 옆길에 감시 초소를 세워 경비 인원을 배치했다"
도둑질을 밭 가운데에서 한 것은, 밖에서 발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된다.
◆ 밭을 지키기 위해 실탄 지급
취재협력자는 농장 경비의 구체적 내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무산군 내 모든 협동농장에 무기와 탄약을 나눠줬다고 한다. 농촌에 주둔하는 군 병사와 제대군인 농장원으로 구성된 경비조로 나누어 경비를 하려고 했는데, 서로 견제하도록 지금은 군인과 민간인의 혼합조직을 편성하고 있다"
◆ 원인은 도시 주민의 곤궁
열매가 익기도 전에 옥수수를 노린 사건이 다발하는 것은, 그만큼 생활이 절박한 도시 주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야기를 해준 농장원은, '덜 여문 옥수수를 먹어야 할 정도로 힘든 것이다. 단속을 강화하기 전에 식량을 줘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협력자는, 현지 농민의 반응을 이렇게 전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