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내부＞ 농장 현지의 최신 보고 (1)　 수확은 작년보다 호전됐지만 흉작인가　심각한 영농 자재 부족으로 한계 (최신 사진 4장)

2023.10.11

밭에서 옥수수를 수확 중인 농장원들. 2023년 9월 하순 평안북도 삭주군을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김정은 정권이 올해 농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심상치 않다.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각종 회의에서는 농업문제를 여러 번 최우선 과제로 거론했고, 초봄부터 국민 총동원 태세로 식량 증산에 주력했다. 지금 전국의 협동농장에서 수확중이다. 9월 후반 함경북도의 한 협동농장을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가 방문해 현지 조사했다. 같은 시기에 중국인 협력자가 압록강을 따라 수확기인 평안북도 농장의 모습을 촬영했다. 농업 현황의 일단을 시리즈로 보고한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김정은 정권은 증산 명령

"농사를 잘 짓는것은 오늘날 우리 혁명의 최중대임무, 최우선과업이며 그 성과여부는 전적으로 당조직들과 당원들의 역할에 달려있다"

3월 21일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이렇게 썼다. 마침 영농작업이 시작될 무렵이며, 노동당 조직을 내세워 증산에 몰두하도록 기합을 넣은 셈이다.

직장과 학교, 대중 단체로부터 엄청난 수의 인원이 농촌에 동원되는 건 매년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군부대까지 농장에 파견돼 수로의 보수나 실제 농작업에 종사했다. 많은 농장에 1개 중대 100명 정도가 주둔했다.

우리가 이번에 현지 조사한 B 협동농장은 농장원 수가 약 500명. 주로 주식인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함경북도에서는 평균보다 약간 소규모인데, 산이 많고 논이 적은 북부 지역의 전형적인 농장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사진 촬영은 중국인 취재협력자가 9월 후반에 갔다. 국경의 강인 압록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북한의 평안북도 삭주군에 접근해 촬영했다. 때마침 옥수수 수확에 여념이 없을 시기였다.

우리들의 조사는 북부 지역의 극히 일부 농장에 지나지 않으며, 남서부의 곡창지대인 황해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의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 또한 쌀농사에 대해서도 조사하지 못했다. 하지만 협동농장이 안고 있는 공통의 과제 및 올해 옥수수 수확 방법에 대해, 일정한 경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수확 후 밭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여성과 국경경비에 동원된 남성. 예비군 조직인 '노농적위대'의 일원인 농장원으로 보인다. 2023년 9월 하순 평안북도 삭주군을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날씨가 좋아 수확이 약간 늘었지만 자재 부족 심각

이하는 현지를 조사한 A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방문 시, B 농장은 옥수수 수확이 한창이었다.

―― B 농장의 옥수수 작황은 어땠습니까?
수확량은 작년보다 약간 좋았다고 한다. 조사한 한 분조는, 수확고가 1정보(약 1헥타르)당 4.6t 정도로, 지난해 4.3t보다 조금 올랐다. 단, 덜 여물었거나 도난당해 유실된 분량도 있어서, 실제 수확량의 판정과 농장원 분배량에 대해서는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한다.

※ 북한에서 정상적인 옥수수 수확량은 1정보 당 6~7t 정도이므로, B 농장의 올해 작황은 결코 양호하다고 할 수 없다.
※ 분조란, 집단으로 농작업하는 최소 단위를 말한다. 현재는 10여 명 정도로 구성된다.

―― 올해는 큰 홍수나 가뭄 피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라면 올해는 더 생산이 올랐을 것이다. 역시 영농자재 부족 영향이 컸다고 한다. 부족해서 지장을 받은 물자는, 1비닐 박막, 2비료, 3윤전기재의 부속품(트랙터 등의 차량 장비와 부품), 4연유 순서라고 농장원들이 말했다. 농민들의 소비물자 부족도 심각하다. 신을 수 있는 신발이 제대로 없어서, 신의주 신발공장에서 생산한 고무신을 임시로 공급해, 여름에는 그것을 신고 작업했다고 한다.

밭 주변에 지어진 경비초소. 밭에서의 곡물 도난을 감시한다. 도로 옆 초소는 외부 인원의 농장 출입도 감시한다는 것이다. 2023년 9월 하순 평안북도 삭주군을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수확 후 밭에서 분배는 이례적, 농민은 불만

―― 수확 작업은 순조로웠습니까?
올해 수확은, 각 작업반이나 분조별로 실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례적으로 하나의 분조씩 차례로 집중해서 수확 작업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작업반 전체가 모여서 하나의 분조 수확을 하고, 수확고 판정과 탈곡장 입고까지 마치고 나서, 다른 분조의 작업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이유는, 분산해서 수확하면 곡물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고, 작업 과정에서 없어지는 분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식량의) 유실을 어떻게든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 협동농장에는, 벼농사와 옥수수, 야채 등 담당하는 품목별로 작업반이 있고 그 아래에 생산 단위인 분조가 있다.

―― 농민들은 분배를 받을 수 있을까요?
농장 내부에서도 식량 통제를 올해부터 엄격히 실시하게 됐다. 농장원에게는 분배를 한 번에 주지 않고, 4분기에 한 번, 혹은 2분기에 한 번으로 나누어 배급 형식으로 실시한다고 한다. 이유는, 한 번에 넘겨주면 바로 소비해 버려 먹을 것이 없어져, 일하러 나오지 못하는 농장원이 적지 않으므로 그것을 미리 막기 위해서다. 단, 농장원들은 한꺼번에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말하고 있었다.

이번 분기의 농장원 분배는, 밭에서 이삭이 붙은 채로 옥수수를 주는 것이 원칙이 됐다. 탈곡하면 전기를 쓰고, 인력도 필요하다. 또한 (도난 방지의) 경비 인원도 필요하고, 운반 비용도 든다.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농장 입장에서 보면, 밭에서 도둑으로부터 겨우 지킨 옥수수를 탈곡장에 옮긴 후까지 관리해 지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밭 주위에는 갓 수확한 옥수수를 도둑맞지 않도록 경비 초소가 많이 있다. 외지인에 의한 도난을 막기 위해, 농장에 사람이 출입하는 것도 엄격히 통제된다. (계속 ２>>)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비탈진 밭에 쌓인 옥수수 짚은 건조해 부림소의 먹이로 준다. 잡초가 무성한 장소도 보이는데, 당국이 개인의 밭을 규제해 경작을 포기하게 한 장소로 보인다. 2023년 9월 하순 평안북도 삭주군을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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