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딸 '김주애(한국 당국 추정, 2013년생 설)'가 등장한 지 1년이 지났다. 당초 딸의 이름과 나이 등 인적 사항에 강한 관심을 보였던 주민들은, 점차 김정은 정권이 딸을 노출시키는 의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천재, 만재다'라고 당국이 정보 유포 가능성
2022년 11월, 아버지 김정은의 손에 이끌려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현장에 온 빨간 구두의 소녀. 국영미디어가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전하면서, 북한 사람들은 김정은의 딸임을 알게 됐다.
이름은? 나이는? 몇째 아이인가? 어느 학교에 다니나? 아버지와 어머니(리설주) 둘 다 닮았다... 등, 주민들은 딸의 인적 사항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북한 각지에 사는 취재협력자들은 한결같이 전해 왔다.
게다가 공통적인 것은,
"딸은 좌우간 머리가 좋은 수재로, 한 번 본 것은 잊지 않는 대단한 기억력이란다"
"천재, 만재라서, 어린데도 김정은을 보좌하고 있단다"
라는 같은 소문이 각지에서 떠돌았다는 것이다. 협력자들은 '당국이 의도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 주민에게 딸에 대한 설명 전무
북한에서는, 정권의 정책과 방침을 주민 대중에게 전달, 설명할 때 인민반과 직장, 여성동맹 등 사회단체의 회의에서 하는 것이 보통이다. 국영매체는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대대적으로 '김주애'의 모습을 부각시켰지만, 김정은과 동행했다고만 전했을 뿐 그 이상의 설명은 일절 없었다.
※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 20~40세대를 관리한다. 여성동맹은 취업하지 않은 성인 여성 단체. 거의 가정주부로 구성.
그렇다면 실제로, 주민에게 각종 회의장에서 딸의 등장에 대해 어떻게 설명, 전달했을까? 정권의 의도를 아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아시아프레스는, 작년 11월 '김주애'가 처음 등장한 이후 함경북도, 양강도, 평안북도에 거주하는 협력자 6명에게 자신이 소속된 각종 회의에서 어떻게 언급, 설명하고 있는지 계속 주시・보고해 줄 것을 의뢰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협력자들 6명이 지난 1년간 참가한 회의에서는 딸의 이름과 나이, 아버지와 동행하는 이유 등, 관련한 일체의 설명 및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간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이 있었을 수도 있다).
단,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협력자는,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전해 왔다.
"8월 31일에 여성동맹에서, '김정은 원수는 인민애의 모범이며 주민생활 향상에 늘 헌신하고 있다'라는 강연회가 열렸다. 거기에 혜산시 노동당 간부가 와서 '김정은 원수는 자제분과 보낼 시간조차 인민의 행복을 위해 바치려고 현지지도에 데려가고 있다'라고 연설했다. 그때쯤부터 같은 선전을 반복하고 있는데 어이가 없어 들을 마음도 안 생긴다"
◆ '주애'라는 이름 개명 강요 없어
올해 2월 10일 RFA(자유아시아방송)은 주애라는 이름의 여성이 경찰에 불려 가 개명을 강요받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사실이라면,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뒤인 2011년 2월경부터 '정은'이라는 이름의 남성에게 개명이 강요된 사례의 재현이며, 후계 작업일 가능성마저 있다.
하지만 주애라는 이름을 개명하라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 6명 전원이 부인했다. 11월 중순에 여러 협력자에게 재차 문의했지만, "개명하라는 움직임은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그뿐 아니라, "아직도 딸의 이름이 '주애'인지 아닌지 아무도 모르고 당국도 알리지 않는다. 소문도 들리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 딸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
국내 매체에서 노출이 늘어나면서, 관심을 가진 주민들의 입에 딸이 오르내리는 일이 늘고 있는 듯하다. 관련해 8월 말 무산군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협력자가 전해 왔다.
"청년동맹원들이 술자리에서 딸에 대해 함부로 화제로 삼았다가 연행되는 사건이 있었다. 제대군인 1명과 20대 여성 2명, 남성 1명이 모여서 '이제부터는 여자가 강해진다. 우리는 여자 수령의 배려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문제가 됐다. 4명 모두 보위국(비밀경찰)에 불려 가 조사받고 있다"
비판 섞인 말을 하면 붙잡아 가기 때문에, 딸을 절대로 나쁘게 말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딸의 이야기를 피한다는 것이 협력자 공통의 생각이었다. 또한, 등장 직후에는 대부분 그 소녀에게 관심을 가졌지만 일시적이었던 것 같다. "사는 게 힘들어서 다들 그럴 처지가 아니에요'라고 협력자 중 한 명은 말한다.
◆ '김주애'는 후계 후보인가?
'김주애'의 노출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과 일본에서는 4대세습 후계 후보일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일이 늘었다. 가장 중요한 북한 사람들의 견해는 어떠할까? 협력자 및 그 주위의 반응을 정리했다.
"아직 어린 아이다. 애초에 여자니까 후계자가 된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의견이 대다수.
"왜 아이를 자주 행사에 데리고 가는 걸까하고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다. '천재다, 만재다'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정말 딸이 장군님(지도자)이 되면 이상한 일이지만, 진지하게 (딸에게) 대를 이어나가자는 생각이 있는 건 아닐까" (함경북도 협력자)
"일족 안에서 또 다음 지도자가 나온다니 말도 안 된다. 반대다"라는 발언도 있었다" (양강도 여성 협력자)
'김주애'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2022년 11월이고, 다음은 2023년 2월의 열병식이었는데, 최근에는 이미지가 바뀌었다는 지적도 많았다.
"처음에 나왔을 때는 어린애로만 보였는데, 올해 들어 무척 어른스러운 복장과 머리로 나와서, '사실은 이미 학교를 졸업할 정도의 나이가 아닐까? 김정은을 보좌한다는 게 사실이지 않을까?' 하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양강도 여성 협력자)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 <북한내부> 11.26지방선거 둘러싼 대이변 (1) 사상 최초? 예비선거 실시에 복수 후보... 비밀 투표 실시 '100% 찬성 강요'에 미약한 변화
- <북한내부> 불법 인쇄 사적(私的) 교재 유행 인쇄는 국가가 엄격히 통제하는데 왜?
- <북한내부> 혜산에서 중국과의 육로 무역 재개 방북 상사원은 격리 "북한에 불신 강해 상담 저조"
- <북한내부> 탈북자 대량 강제 송환은 사실이었다 국내에서 확인 북한 당국은 '중국으로 도망쳐도 얼굴 인식으로 즉시 체포' 선전
- <북한내부> 현역 경비병에게 듣다 (1) 북중 국경에 지뢰매설? "어디에 묻혔는지 몰라 병사들도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