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내부> 11.26지방선거 둘러싼 대이변 (1) 사상 최초? 예비선거 실시에 복수 후보... 비밀 투표 실시 '100% 찬성 강요'에 미약한 변화
북한 정권은 11월 26일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했다. 내각기관지 '민주조선'이 28일 보도한 중앙선거지도위원회 보도에 따르면 투표율은 99.63%. 2만 7858명이 당선됐고 도에서 0.09%, 시와 군에서 0.13% 반대표가 나왔다. 그 진위는 어떻든, 실제 선거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투표 당일의 모습에 관해 국내에 사는 취재협력자에게 물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이례적인 빨간 반대함 설치
투표 당일의 모습을 보고해 온 사람은 함경북도 도시부에 거주하는 취재협력자. 국영기업에 근무하는 노동당원이다.
―― 투표 당일에 관해 알려주세요.
11월 26일 아침 10시부터 인민반, 동별로 모여서 이름, 나이, 거주지, 공민증(신분증)을 대조 확인을 하고, 서명하고, 선거표(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했습니다. 선거장은 동사무소에 만들어졌습니다.
※ 인민반: 최말단 행정기관으로, 한 인민반은 20~30세대로 구성된다.
―― 북한의 선거는 축제 같다고 하던데요.
너무 추워서 아이들과 여자들이 고생했습니다. 학교에서 가창대가 동원돼 선거장 앞에서 꽃을 흔들며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여성동맹에서는 선전대를 조직해 춤을 췄는데, 추워서 저고리 아래에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 투표의 절차에 대해 알려주세요.
표를 받고 (투표소에) 들어가면, 입구에 지키는 사람이 서서 표를 확인합니다. 칸막이 횟보(커튼)을 통해 방에 들어가 투표함에 표를 넣습니다.
이번에는 빨간색 반대함이 있었습니다. 찬성, 반대라고 적힌 상자가 있었습니다만, (방에 들어가면) 먼저 찬성함이 있고 간격을 두고 반대함이 있는 구조라서, 좀처럼 반대에 넣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 반대에 넣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 선거에서는 매번 찬성하도록 선전했는데, 이번에도 찬성을 요구받았습니까?
(입구 밖에서) 지키던 사람이, 이번에는 대의원 후보에게 찬성도 반대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을 했지만 반대에 넣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 계속 찬성투표밖에 한 적이 없으니까, 반대에 넣는 것은 굉장히 부담이 큽니다.
――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투표가 끝난 후, 농담반 진담반으로 '반대표가 많으면 대의원선거를 다시 치르는가?' 라든지, '대체 누가 반대표가 있는지 확인해 알려주는가?' 라고 말했습니다. (반대함이 설치된 것에) 조금 신기한 느낌이 들고 관심도 생겼습니다만, 그런 반대함이 아무 효과도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제도가 크게 바뀌는 분위기는 없습니다.
―― 질병이나 부상, 행방을 감추고 투표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겠지요.
시병원에서는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이동 선거를 실시했다고 들었습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은 (전날) 25일에 모두 나오라고 했습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북한내부> 11.26지방선거 둘러싼 대이변 (1) 사상 최초? 예비선거 실시에 복수 후보... 비밀 투표 실시 '100% 찬성 강요'에 미약한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