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폭 임금 인상'에 불안 커진 주민들
2023년 11월부터 12월에 걸쳐, 북한 정부는 노동자와 공무원의 노임을 연초에 비해 일제히 10배 이상 인상했다. "배급 외 생활비로 쓰라고 정부는 설명하고 있다"라고 국내 취재협력자는 전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불안해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 정권의 노임 인상, 그 노림수는 무엇인가? ※ 2회 연재 예정을 3회로 변경합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북한내부> 파격적인, 10배 넘는 '임금 인상' (1) 국영기업과 공무원의 노임을 일제히 인상... 그래도 월수 4500원 정도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북한 도시 주민의 생활은 크게 악화했다. 국경 봉쇄와 함께 당국이 상행위와 사적인 임노동을 단속하는 등, 개인의 경제활동을 강하게 제한함으로써 현금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모자 가정과 노인 세대 등 취약층 가운데 영양실조나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노임(북한에서는 월급이라고 하지 않는다)의 대폭 인상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고 한다.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으면 식량을 살 수 없는 구조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서민은 점점 국가의 노예처럼 되고 있습니다"
이번 '임금 인상'의 특징은, 김정은 정권이 지난 3년여간 강력히 추진해 온 '식량전매제'와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어떤 구조인지, 아시아프레스는 함경북도, 양강도, 평안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와 조사를 계속해 왔다. 그것을 종합해 해설하고자 한다.
◆ 시장에서의 식량 판매를 금지해 국가전매제로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 식량 유통의 중심은 시장이었다. 팬데믹 발생 후 정부는 서서히 시장에서의 식량 매매에 개입을 강화하는 한편, 국영인 '량곡판매소'를 부활시켜 시장 가격보다 10~20% 싸게 쌀과 옥수수를 판매했다.
동시에 정권이 강력히 진행한 것은, 직장 출근 강요였다. 무단결근하는 자, 직장을 이탈해 다른 수단으로 수입을 얻고 있는 자는 처벌과 비판의 대상이 됐다. 반면 출근하는 노동자에게는 식량 배급을 실시했다. 당근과 채찍인 것이다. 직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매월 노동자 본인의 3~10일분 정도였다. 덧붙여, 교원과 공무원, 안전원(경찰관), 보위원(비밀경찰요원)에게는, 가족분까지 70~100% 지급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식량 판매 통제가 나날이 엄격해져, 마침내 2023년 1월에 원칙 금지됐다. '량곡판매소'에서의 판매로 사실상 단일화됐다. 최근에는, 세대당 혹은 가족 수에 따라 5~10일분에 해당하는 양을 매월 2회로 나누어 판매하고 있다(시장에서는 쌀과 옥수수 외의 곡류인 보리, 콩, 잡곡, 감자 외 옥수숫가루, 면, 빵, 떡 등 가공식품도 판매되고 있다).
덧붙여, 지난해 12월 상순기 양강도 혜산시 '량곡판매소' 판매량은 세대당 백미 4700원 × 4kg, 옥수수 2100원 × 3kg이었다. (가격은 1kg당)
이것을 전량 구입하려면 2만 5100원. 즉, 한 달에 약 5만 원이 필요하다. 팬데믹 이전에는 출근하는 노동자의 아내가 상행위 등으로 한 달에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을 벌었지만, 통제로 인해 이제는 불가능해졌다.
※ 1000원은 약 153원.
◆ 식량으로 직장에 묶어두는 '칼로리 통치'가 목적인가
연재 1회에 자세히 설명했지만, 지난해 초 기업과 공무원의 한 달 공정 노임은, 일반노동자들이 대체로 1500~2500원, 간부는 4000~8000원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에 다음과 같이 개정됐다.
공무원 3만 5000~5만 원
교원 3만 8000~5만 원
국영기업의 일반 노동자 3만 5000원 정도
김정은 정권의 이번 임금 인상 의도에 대해, 협력자들은 다음과 같은 견해를 내놨다.
"인상한 노임을 직장에서 받는 배급 이외의 생활비로 쓰라고 간부는 설명하는데, 그것은 '량곡판매소'에서 세대마다 살 수 있는 금액과 거의 같다. 간단히 말하면, 노동자 본인 배급으로 10kg, '량곡판매소'에서의 구입으로 10kg, 합쳐서 한 달 20kg 정도의 식량을 주민에게 확보시킨다는 것이다"
"노임을 인상한 이유는, 개인이 시장이나 돈벌이를 통해 식량을 사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하라는 대로 일하고 돈을 받고, 그것으로 국가에게서 식량을 사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잘 될 리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직장 출근을 최우선시하는 제도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개인의 수입은 점점 줄어드니까, 출근하지 않으면 먹을 것을 얻을 수 없게 된다는 분위기다"
"장사를 거의 안 시켜준다. 개인 임노동도 단속한다. 돈이 없는 주민들은 이번 임금 인상으로 직장 출근이 필수가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는, 노임에서 군대 등의 지원 물자 준비 명목으로 빠지는 게 당연하니까, 임금 인상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많다"
북한 주민 통제의 기본은 조직생활이다. 학교와 직장, 사회단체 등 소속 조직을 통해 사상・정치학습을 받고 집회와 지원 노동에 동원된다. 국가가 정한 배치처에 출근시키기 위해 식량을 도구로 사용하는 '칼로리 통치'의 강화야말로, 이번 '대폭 임금 인상'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 계속 3 >> )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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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내부> 파격적인, 10배 넘는 '임금 인상' (2) 인상 노임은 국가로부터의 식량 구입비... 목적은 '칼로리 통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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