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군대의 정기 동계 훈련이 시작됐다. 이에 맞춰 2024년 초부터 민간인의 군사 훈련도 시작됐는데, 예년보다 강도가 높아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의 긴장도 맞물려 당국은 '전쟁에 대비하라'고 위기를 선동하고 있으며 모든 주민에게 군대에 대한 물자 지원도 촉구하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의 여러 취재협력자가 전해 왔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은 배급과 노임을 삭감
함경북도 무산군에는 북한 최대의 철광산이 있다. 1월 중순부터 광산 노동자들은 통상 업무에 더해 예비군인 '교도대'의 훈련이 의무화됐다. 무산군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올해는 정규군 수준의 혹독한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상황을 전해 왔다.
"너무 힘들다. 철광산에서는 채석장과 정광장 같은 기본 직장만 움직이고, 나머지 인원은 교대로 '교도대' 훈련에 동원되고 있다. 아침 8, 9시부터 시작되는 훈련은 마치 군부대의 일과생활인 것 같고, 병사 못지않게 고된 훈련이다. 진지 보수와 진지 차지, 기동 훈련도 하고 있다. 군장은 동복, 모자, 혁띠 착용이 의무다. 훈련에 참가하지 않는 자는 식량 배급과 노임을 삭감한다고 해서 힘들지만 참가할 수밖에 없다"
※ 교도대 : 주로 17~50세까지의 제대군인과 미혼 여성 등으로 구성된 예비군. 육군 보병사단 수준의 무장과 편성을 갖췄다고 알려졌다.
"올해는 춥고 식량 배급도 적은데, 계속 훈련만 세게하면서 힘들어하는 노동자가 많다. 직장에 와서 강연한 당 간부가, '주변 정세가 심각해 긴장하고 있으니, 지금 당장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모두 긴장하고 동원 태세를 유지하라. 우리의 핵무력과 일심단결로 단번에 결판을 내야하기 때문에 그러기 위해서 훈련을 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훈련에 100% 참가하라는 지시
같은 함경북도인 회령시에서도 민간인 군사 훈련이 1월부터 비슷하게 시작됐다. 회령시에 사는 협력자는, '민방위'라고 불리는 예비군 훈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한다.
"김정은 원수님의 탁월한 령도로 핵, 미사일 무력이 세계 최고가 됐다.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일격으로 반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1월 초 노동당 중앙에서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는 주민들을 '민방위' 훈련에 100% 참가시키게 되어 개인 사정이나 질병을 이유로 참가하지 못한다는 자에 대해서는, (사실인지) 엄격히 검열하고 있다. 돈을 내고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어 빠지려는 사람이 있지만, 만약 가짜 진단서를 발행한 의사가 있으면 자격증을 몰수한다고 위협하고 있다.
공장이나 기업에서는 '전투 비상 배낭' 검열이 있었다. 식량 일주일 분, 라이터, 성냥, 의약품, 모포, 고형 연료, 소금 등을 제대로 갖추었는지 확인했다. 올해는 '민방위'에도 이동 훈련, 진지 차지 훈련, 실탄 사격 훈련 등을 본격적으로 시킨다고 한다"
※ 민방위는 교도대뿐 아니라 다른 민간 예비군 조직 전반을 말한다.
◆ 장갑, 혁띠, 돼지고기... 군대 지원 물자 요구
민간무력조직 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군대 물자 지원을 독촉하는 움직임도 강하다.
"1월 6일 인민반회의에서, 군인들의 동계 훈련 성과를 보장하기 위해 전 군중적인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는 통고가 있었다. 세대마다 떨어진 과제 외에, 장갑, 혁띠, 돼지고기 등 물자 지원을 자발적으로 하라, 지원 의사가 있는 자는 인민반과 동사무소를 통해 지원 물자의 수량과 품목을 알리라고 했다.
군인들이 충분히 훈련할 수 있도록, 주민은 자발적으로 나라를 지키는 데 공헌하라는 것이다. 인민반뿐 아니라 여성동맹, 청년동맹 등 사회단체에 대해서도 군대 지원 사업을 전 군중적 사업으로 확대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지원품을 낸 모범적 가정과 기업소, 사회단체, 개인은 표창해주고 동시에 당의 배려로 온천과 스키장 이용권을 준다고 한다"
※ 인민반은 말단 행정조직으로, 지구마다 20~30세대 정도로 구성된다.
무산, 회령에서는 1월 중순부터 독감이 심하게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내 주위 30%는 앓아누워 있다. 민간무력의 군사 훈련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회령의 협력자는 말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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