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내에서 중국 위안 실세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2월 7, 8일 함경북도와 양강도의 비공식 외화시장에서 조사한 결과, 1위안이 전주보다 10% 이상 상승, 1400원으로 올랐다. 아시아프레스 조사에서 1400원대가 된 것은 2018년 3월 이후 거의 5년 만이다.
조사한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10일부터인 구정 직전의 일시적 상승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면서도, "국내 외화 부족이 심각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자금 부족해 중국에서의 수입 정체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폐하고 국경 봉쇄를 완화했다. 중국과의 무역은 팬데믹 전인 2019년 수준 근처까지 회복했다(그래프 1참조). 한편, 작년 대중국 무역 적자는 17억 1161만 달러로 커졌다.
"무역회사의 외화 부족이 심각하다. 중국에 수산물과 광물을 팔아야 이익이 되는데, 재제 때문에 쉽지 않다. 최근 수출되는 건 '임가공'품 정도일 것이다. 그것도 재료를 중국에서 먼저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돈이 필요하다"
양강도 협력자는 이렇게 현상을 설명한다. '임가공'이란, 중국에서 재료를 수입하고 가공해 수출하는 형태로, 가발과 속눈썹, 목공품 등이 최근의 주요 아이템이다.
중국 지린성에서 오랫동안 북한 무역을 중개해 온 사업가는 아시아프레스의 문의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작년 여름 이후 두만강 쪽과 혜산시에서 무역이 재개됐지만, 최근에는 저조하다. 북한 무역회사에 돈이 없어서 중국산 물건을 팔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중국 무역회사의 의욕도 완전히 꺾여버렸다"
◆ 탈북자 가족에게 자금 융통 부탁하는 무역회사
양강도 협력자에 따르면, 자금난에 시달리는 양강도 무역회사가 탈북해서 한국과 일본, 미국에 사는 가족 및 친척이 있는 집을 방문해 무역에 융자와 공동투자를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지하 송금을 받는 걸 아는 것이다.
보위국(비밀경찰)이 한국과의 연결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어서 무역회사에서는, 자금을 융통해 줄 경우 입사시켜 주는 등 당국의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게 편의도 봐주고 있다고 한다.
현재 북한 무역은 수출입 하는 품목을 국가가 관리 통제하고, 수입한 물품의 국내 유통도 대부분 국영 유통 기관에서 하고 있다. 제로코로나 정책이 철폐된 후 통상이 활발한 곳은 서해안인 신의주와 남포에 한정돼 있고, 지방 도시의 대중국 무역은 저조한 듯하다. (강지원)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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