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젊은 세대의 질서 위반과 범죄에 사상투쟁과 공개재판 등을 통한 엄격한 통제로 임하고 있다. 공포로써 청년들의 의식을 바꾸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절도·미신 행위로 젊은 남녀 4명 공개재판에
북부지역에 사는 여러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은 2024년을 '청년혁신을 위한 투쟁의 해'로 삼겠다는 방침을 바탕으로, 전국의 노동당 조직과 보안(경찰) 조직에 청년에 의한 질서 위반과 '비사회주의적 행위', 범죄에 대해서는 용서하지 말고 엄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 구체적 예라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청년만을 대상으로 한 '공개폭로모임'(공개재판)가 2월 22일 양강도 혜산시에서 열린 것이다. 그 자리에 참가한 취재협력자는, 재판의 개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재판을 받은 건 제대군인 1명을 포함한 남자 3명과 여자 1명. 절도, 강도, 미신 행위의 죄를 물어 교화(징역) 2년이 선고된 사람이 있었다. 게다가 (다른)7명의 이름을 낭독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종교 행위가 일절 금지돼 있으며, 점이나 기도도 미신 행위로 법적 처벌 대상이다.이날의 공개재판은 혜산시 중심부에서 열려, 젊은 세대가 다수 동원됐다.
"대학생과 고급중학생(고교생에 해당), 청년을 중심으로 참가시켰다. 여성동맹과 인민반에는 참가를 요구하지 않았다. 동원된 청년들에게 '비법행위를 은폐하는 것 역시 같은 죄'라고 통고했다"
덧붙여, 이날의 '공개폭로모임'에 대해서는 미국 RFA(자유아시아방송)도 2월 23일 자로 보도했다.
◆ 직장에서는 청년 규탄하는 '사상투쟁' 집회
당국은 기업에게도 '청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청년층에 의한 질서위반에 대한 통제와 사상교양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안을 당국에 제출하라는 지시가 연초에 있었다고 한다. '청년 대책'의 구체적 예가, 기업 내부에서 자주 열리게 된 '사상투쟁' 회의다.
"2월 혜산 시내의 한 공장에서, 전 종업원을 모은 '사상투쟁' 회의가 있었다. 제품 절도와 미신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젊은 여성 4명이 '비판 무대'에 세워졌다. 그리고 14명이 차례로 등단해 4명의 행동을 비판했다. 그 후 토론도 벌어졌다"
혜산시의 다른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상투쟁' 회의는 규탄하기 위한 장소다. 앞서 말한 공개재판 역시, 여러 사람이 보는 곳에서 벌을 내림으로써 공포와 수치심을 주고 또한 본보기로 삼아 젊은이들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것이 정권의 목적일 것이다.
◆ 작년 12월에는 공개 처형 참관 강요
혜산시에서는 지난해 12월, 곡물을 강탈하려고 살인을 저지른 20대 남성의 공개 처형이 집행됐다. 이 자리에는 혜산시내 공장과 기업에서 청년동맹원 종업원이 대거 동원됐다.
청년들을 형장이었던 혜산비행장까지 직장에서부터 대열을 짜서 걸어가게 했고, 재판 개시부터 총살 집행까지 맨 앞줄에서 참관시켰다고 현장에 동원됐던 협력자가 전해 왔다.
김정은 정권이 특별히 청년층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젊은이들 사이에서 질서위반과 체제 불복종 사안, 범죄 등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 노동당 산하 청년단체인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대체로 30세 미만 노동자와 학생이 전원 가입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