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밀수 준비 중인 북한 측 밀수 현장. 버스는 세관원과 공안 관계 인원을 태우기 위한 것일까? 2019년 11월 KBS 촬영

압록강 상류 국경지역에서 재개된 국가 주도 밀무역이 최근 확대되고 있다. 지난 5월 말, 북부 국경지역에 거주하는 취재협력자가 북한 측 국가 밀수 실무 담당자와 만나서 조사한 내용을 전해왔다. (전성준 / 강지원)

지난 5월 중순, 아시아프레스는 국경 사정에 밝은 중국 길림성 무역업자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재개된 북한의 국가 밀수에 대해 다룬 바 있다. 인터뷰에서 그는 국가 밀수는 중국 측 무역업자와 북한 당국 사이에서 진행되는데, 주로 자동차와 기계설비 등이 북한으로 건너가고 철광과 수산물 등 1차 생산품이 중국으로 넘어온다고 언급했다.

<북한내부>압록강 상류에서 국가 관리의 밀수 재개... 수산물 및 동광 등 원료 반출, 중국 측에 자동차, 기계 설비 등 유엔 제재 물자 요구

이번 기사에서는 협력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혜산을 중심으로 하는 압록강 상류지역에서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국가 밀수의 북한 측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 유엔 제재 품목 위주의 거래, 국가가 밀무역을 주도

Q.국가 밀수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
A.현재 북한 내 국가 밀수는 도무역국의 허가를 받아 국가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밀수는 매일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과거처럼 개별적인 대방(파트너)을 통해 밀수하던 방식과는 다르다.

Q.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이 수입되고 있나?
A.밀수 품목은 공장 생산 원료, 천, 그리고 차량 부속품과 차량 등이다. 또한 농사를 위해 중국 비료와 농약들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살초제가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Q.밀수 현장의 보안은 어떤가?
A.밀수 현장은 사실상 봉쇄 상태다. 보위국(비밀경찰), 안전국(경찰), 세관원, 세관 통행검사소(군인), 도무역국 인원 외 무역회사 운전사, 상하차 인원 등 소수의 사람만 접근할 수 있다. 외부인은 접근이 불가능하며, 단속이 매우 심해 세관 사람들도 다른 물건을 들여오는 것이 어렵다.

◆ 밀수품은 엄격한 유통 관리... 시장에서 밀수품 볼 수 없어

중국 공안당국이 세운 밀수, 마약 매매 금지 간판. 2017년 7월 촬영 이시마루 지로

Q.세관 내부 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줄 수 있나?
A.세관 통제가 매우 엄격하다. 세관 사람들도 중국 무역업자들에게 개별적으로 담배 한 곽을 받기 어렵다. 예전에는 세관에서 이것저것 요구해 개인적으로 물건을 챙겼지만, 지금은 모든 물건이 등록되고 체크된다.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물건은 없다.

Q.국가 밀수를 통해 수입된 물건들은 어떻게 처리되나?
A.밀수품은 세관에서 3일 이상 검사를 받고, 사회에 나가면 안 되는 물건들은 모두 제거된다. 이후에 물건들은 바로 앞지대(북한 남부지역)로 기차를 통해 이동한다.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공업품이나 생필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천 같은 물건들은 바로 피복공장으로 보내진다.

Q.시장에서 중국 밀수품을 볼 수 있는가?
A.예전에는 밀수품이 시장으로 나왔지만, 지금은 국가가 꽉 틀어쥐고 하는 구조여서 시장에서는 중국에서 들어온 농약이나 비료, 천 등을 볼 수 없다. 만약 나온다면 모두 단속되고 출처를 추적해 법처리까지 이루어진다. 돈이 있어도 개인이 살 수 있는 물건이 없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