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양강도 혜산시에서 관공서로 노인들이 몰려들어 쌀을 달라고 소동을 일으켜 경찰 기동대까지 동원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갑작스러운 소요에 현지 당국은 수습하려 애쓰는 모양새다. 현지 취재협력자가 전해왔다. (전성준 / 강지원)
◆ 생활난으로 한계에 몰린 할머니가 사건의 시작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3월 29일. 그 전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시작은 생활고에 시달리던 한 할머니의 과감한 행동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할머니가)동사무소 가서 ‘(김정은)원수님이 인민들 굶어 죽을 때까지 식량공급도 못하게 놔둘 수가 없는데, 중간에서 간부들이 다 뜯어먹고 식량을 안 주는 거 아니냐, 지금 나 먹을 게 없으니 당장 식량을 내놓아라’고 했대요”
할머니의 태도가 당당한 데다 ‘원수님’까지 들먹이니 동사무소에서 상황을 적당히 넘기려고 할머니에게 쌀을 조금 주어 돌려보냈다. 그 상황이 주위에 삽시간에 퍼져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 사태 수습 위해 경찰 기동대까지 동원, 부모들 데려가라며 자식들 추궁
“이게 소문이 퍼져서 늙은이들이 너도나도 동사무소나 시당, 인민위원회, 량곡판매소를 찾아가 식량 달라고 소리치고 난리가 났어요. 사태가 커지니까 당국이 자식들 호출해서 부모를 데려가도록 하는 등 소란스러웠어요”
동사무소를 찾는 노인이 끊이지 않고 나중에는 식량이 떨어진 사람들까지 합세하자 안전국(경찰) 기동대까지 파견해 찾아오는 사람들을 저지했다고 협력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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