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초부터 북한 각지에서 농촌동원이 시작됐다. 인력을 농촌에 차출하기 위해 국영상점과 시장 운영 시간을 단축하고, 제한적이지만 동원자에 배급도 실시하는 등 농사에 집중하기 위한 총동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전성준 / 강지원)
◆ 숟가락 들 수만 있으면 농촌으로, 총동원령에 주민 통제 강화
농촌 총동원 기간의 시작과 동시에 각지에서 주민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복수의 아시아프레스 내부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5월 중순 양강도에 거주하는 협력자가 전해온 보고에 따르면, 지난 6일 전국적으로 ‘총동원’ 기간이 시작됐다.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은 하루 2시간 이상 단체로 주변 농촌에 동원되고 파종이나 애벌 김매기 같은 걸 해요. (총동원 기간 동안)장마당도 오후 5시 이후에 열리고, 그전에는 매대 식당들도 모두 문을 닫아요. 다만 국영상점은 오후 1시부터 열어요”
※ 북한에서는 직장에서 일하지 않는 가정주부는 반드시 여맹에 배속되어야 한다.
비슷한 시기,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또 다른 협력자도 총동원령으로 주민 통제가 강화된 현지의 사정을 알려왔다.
“밥숟가락 들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나오라는 방침이고 치료, 개인 사정 등으로 참가 못 할 때에는 인민반장, 담당안전원(경찰관) 수표가 있는 진단서와 증명서가 있어야 해요”
협력자는 계속해서, 직장인이 동원에서 제외되기 위해서는 작업반장과 세포비서(말단 당조직 책임자)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며, 생활이 곤란해 먹지 못해서 동원이 어려운 사람들은 “결핵이나 빈혈 치료 등의 이유로 진단서를 받게 되고, (서류가)없으면 단속, 구류해서 농촌에 동원시킨다”고 전했다.
◆ 총동원으로 인해 공장, 기업소 가동 멈출 형편
함경북도의 협력자는 총동원으로 공장문을 닫을 정도로 내몰고 있다며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공장 기업소별로 농촌을 분담해서 (노동자들을)아예 주변 농장으로 출근하게 하고 초벌 김매기, 영양단지 심기(옥수수 파종)를 하는데 많은 사람이 동원되니까, 밭에 잡초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해요”
양강도 협력자의 소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농촌지원은 기업소 별로 진행하는데, 돌격대 형태로 파견된 인원들은 이미 4월 중순경부터 (농촌에)나갔어요. 그 외에는 2~3일 또는 당일 출퇴근으로 동원되는데 빠짐없이 참가하도록 요구하고 있어요”
※ 돌격대 : 특정한 국가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조직된 노력 집단으로, 군대식으로 운영된다.
◆ 총동원 유지 위해 일시 배급도 실시
협력자들은 농촌동원에 제한적이지만 배급이 실시된 소식도 공통으로 전하며 농촌동원 성과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농촌지원자들에 대해서 기관, 기업소들이 식량배급 제대로 하도록 당에서 요구하고 있어서 동원된 인원들에게 기업소 자체로 배급을 주고 있어요. 혜산시의 강철공장도 동원기간 동안에 본인 배급 2일 치 옥수수 1.6kg을 줬어요, 다른 기업소도 지원 기간에 먹을 본인 배급을 주고 있어요”
양강도 협력자의 소식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함경북도에서도 비슷하게 보고됐다.
“농촌동원 기간이라서 그런지 (직장에서)5월 배급을 옥수수로 일주일 분 줬어요. 량곡판매소도 5월 상반기 식량 판매를 세대당 3kg씩 옥수수를 판매했어요. 가격은 옥수수 2,200원으로 판매해줬어요”
※ 북한 돈 1,000원은 한화 약 157원에 해당한다.
북한 정권은 해마다 농촌동원을 독려하며 농사야말로 인민생활을 안정시키고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라고 선전한다. 하지만 수십 년간 반복되는 고된 동원령에 주민들의 피로와 불만만 쌓일 뿐, 식량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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