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커다란 장사짐을 지고 열차로 향하는 여성. 최근 당국이 개인 장사와 유통을 단속하면서 이제 옛 풍경이 돼 버렸다. 2013년 10월 북부 국경도시. 촬영 아시아프레스

최근 양강도 지역으로 들어오는 여객열차의 운행수가 대폭으로 감소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급감했던 열차 이용자가 통제 완화 이후에도 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국내 생산품을 국영상점에 공급하기 위해 전용열차를 편성하는 등, 철도를 주축으로 국가유통망을 회생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전성준 / 강지원)

◆ 여행객 감소로 여객열차 편성 줄어

6월 양강도 혜산시에 거주하는 취재협력자는 아시아프레스에 최근 여객열차 편성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북부 국경 도시인 혜산시는 서쪽으로는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거쳐 들어오는 내륙선이, 남동쪽으로는 함경남북도를 통하는 동해안선 철도가 이어져 있다.

북한의 열차 시간표에 따르면, 평양을 출발해 혜산으로 향하는 1열차(평양-혜산, 동해안선)와 3열차(평양-혜산, 북부내륙선)는 각각 하루 한 번 운행이 원칙이지만, 전기 사정 및 철로의 노후 문제로 연착과 운행취소가 일상적이다.

협력자는 보통 이틀에 한 번씩 운행하던 여객열차가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줄었다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개인 장사와 이동을 통제하면서 기차로 여행하는 사람이 줄어든 데다 ‘농촌동원’ 기간(5~6월)이어서 그런 것 같다”

◆ 국가 계획으로 화차는 늘어나

협력자가 철도 관계자를 통해 알아본 바에 따르면, 여객열차 운행은 줄어들었지만 화차 운행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났다. 그 배경에는 국가 운송 계획의 변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 개인 유통을 차단해서 물건들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한다. 그래서 공산품을 전문적으로 나르는 유개 화차를 월 2~4회 이상 운행해서 함북도에서 생산되는 물자들은 평성, 신의주 쪽으로, 또 그쪽에서 나오는 것들은 김책, 길주, 양강도로 들어올 수 있게 만들어 놨다”

최근 북한 당국이 유통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고 국영유통망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철도운송에 크게 의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협력자는 한편, 지역마다 역을 유통망의 거점으로 삼으려는 시도도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매 역마다 물자 공급소를 새로 짓거나 보관 창고를 만들어서 들어온 물자들이 국영상점들에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 놨다”

◆ 마무리는 결국 손수레가

(참고사진) 짐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고 있는 여성. 2013년 10월 양강도 혜산시. 촬영 아시아프레스

그럼에도 철도를 통한 국가계획 운송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모습이다.

“기름(연료)값 때문에 자동차들이 제대로 운반을 못하니까 올해 2월부터 기차를 통해서 운반하도록 지시했는데, 기차도 정전이 많이 되니 제대로 운행이 되지 않는 형편이다. 물자를 날라와도 각 상점들에 제대로 된 운반 수단이 없어서 개인 구루마(손수레)까지 써가면서 나르는 형편이다”

생활 필수품이 된 손수레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