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프라 마비, 치안 급속히 악화
7월 말 발생한 집중호우로, 북한 당국은 북서부인 신의주와 자강도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아시아프레스 조사에 따르면 북부 양강도와 함경북도에서도 인명피해가 나오고 있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8월 5일, 철도 운행 정지와 정전 등의 인프라 마비 상황 및 식량 확보가 어려워져 급속히 악화하고 있는 치안 등, 호우 피해 후의 상황을 전해왔다. 당국은 효과적인 대책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홍마리 / 강지원)
◆ 선로 파손으로 철도 정지, 수도에서 흙탕물, 정전...
―― 혜산시의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려 주세요.
(피해가 심각했던) 자강도 같은 곳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오고 전기는 오지 않습니다. 철길이 파손돼서 기차 운행도 중단됐어요. 그래서 물류가 멈추고, 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장마당에 나와 장사하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먹고살지 걱정뿐입니다.
◆ 민심 흉흉해져 강도 다발
―― 주민들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먹을 게 없어서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닥치는 대로 거의 강도처럼 훔쳐갑니다. 경찰이 무장을 하고 짐을 든 사람을 보면 (도둑이 아닐까)잡아서 조사하고 있습니다.
위연동에서는 다세대주택(연립주택)의 지붕이 무너졌습니다. 집 주인이 정리하는데 남자 두명이 와서 대놓고 물건을 갖고 가려 해서 집 주인이 소리를 질렀더니, 각목으로 패고 도망쳐 못 잡았다고 합니다. 보천군에서는 대낮에 남자 세 명이 '뭔가 팔 음식은 없는가?' 하면서 집에 들어와, 솥을 뽑아가고 그냥 강도짓이지요. 다를 어수선해요,
◆ 당국은 복구를 서두르고 있지만...
―― 당국은 어떤 대책을 취하고 있습니까?
식량은 아직 아무것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량곡판매소에서 지원 쌀을 지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직 없습니다. 혜산광산에서는 옥수수 3kg씩 (노동자에게)우선적으로 나눠준다고 하던데, 그것만으로 어떻게 먹고 살라는 건가요?
※ 량곡판매소 : 국영 식량전매점. 오랫동안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지만 2019년경부터 가동을 재개했다. 시장에서의 식량 매매가 금지됐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량곡판매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 복구 상황은 어떻습니까?
수해 복구 지원 사업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간부들은 물론 단속 기관도 총출동해 복구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촌에서는, 인민위원회(지방정부)가 밭의 피해 상황을 모두 중앙에 직접 보고한다고 난리도 아니예요. 사진을 찍고 피해 상황을 집계한다고 해요.
그와 별도로, 간부들은 인민반에서 세대당 3000원씩을 자발적으로 내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내는 사람은 없어요. 기업소는 제방 보수 공사에 동원되고 있지만, 시멘트가 없어서 돌을 쌓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방법으로는 또 무너질 게 뻔합니다.
※ 1000 북한 원은 한화 약 102원.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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