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북부 지역에서 7월 말 발생한 수해로, 당국이 '이재민 지원은 노동당과 국가가 맡는다'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주민에게 의복과 이불 등 이재민을 위한 지원 물자의 공출을 실질적으로 강요해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8월 12일,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전해왔다. (홍마리 / 강지원)
◆ 주민의 '세외부담'을 없애라
―― 이재민 지원에 관해 최근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지시가 있었습니까?
지금까지 기업과 인민반, 여성동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을 통해 주민에게 부담시키고 있던 수해 복구 지원을, 앞으로는 일절 공출시키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 이번 수해 복구 대책은 모두 당과 국가에서 맡을 테니 '세외부담'을 일절 요구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한편, 당기관과 보위기관에게는 복구자금을 확보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 세외부담 : 북한은 '세금 제도가 없는 나라'를 표방해 왔지만, 현실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인프라 정비나 학교 운영 등 여러 분야에서 금품 요구가 계속돼 왔다. 이는 '세외부담'이라고 불리며, 주민 생활을 압박해 강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정은은 이전부터 '세외부담'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
―― 이 지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간부와 보위원(비밀경찰관)들은 (자금을 확보할 수 없으므로)기업에 가서 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기업도 돈을 낼 수 없어)개인에게 전가될 것이다. 혹은 불법행위를 눈감아 준다는 구실로 간부가 주민에게 마구 뇌물을 요구할 것이다.
※ 자금 공출을 요구받은 기업이 노동자에게 부담을 강요하게 될 것이라고, 협력자는 예측하고 있다.
◆ 주택은 모두 나라가 복구시킨다며 총동원
―― 집을 잃은 이재민을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이재민을 평양에 데리고 간다고 한다. 그 사이에 피해를 입은 주택을 복구시키고, 가전제품까지 모두 나라가 갖추겠다고 말하고 있다. (새집에는)9월 9일까지 입주시키는 것이 목표고, 10월 10일까지는 모든 피해 세대를 입주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집의 복구 작업도, 간부 이하 총동원해 진행되고 있다. 도마다 '도시건설대' 아래 총동원으로 작업에 임하고, 다른 지구에서 다른 작업으로 동원된 사람들도 지금은 모두 수해 복구를 위해 총동원되고 있다.
※ 9월 9일은 건국기념일, 10월 10일은 조선노동당 창건일이다.
※ 도시건설대 : 지방 행정기관 산하의 건설 부서.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