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후 혜산 시내의 모습. 7월 31일 중국인 협력자가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7월 말 북한 북부 일대를 덮친 집중호우. 김정은 정권은 이재민 지원과 복구 작업을 서두른다고 관영 미디어에서 어필하고 있는데, 그 실태는 어떨까? 8월 8일 양강도 혜산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압록강변을 달리는 북부 철도는 계속 불통이고, 생사와 행방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말한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 지인 안부 문의하니 비밀경찰이 호출

―― 홍수 복구 작업은 진행되고 있습니까?

자강도 만포 쪽의 철도 선로가 토사에 묻혀, 언제 복구될지 모르겠다고 한다.

자강도 쪽에서는 많이 죽은 것 같은데, 대체 몇 명이 죽었는지, 누가 죽었는지 안전국(경찰)에서도 확인 못 하는 상태라고 한다. 그쪽에 지인이 있는 사람이, 걱정돼서 백방으로 전화해 봤는데 도무지 알 수 없었다더라.

생활이 힘들어 (홍수 전부터)직장을 이탈해 산에 들어가거나, 농촌에 돈 벌러 간 사람이 많아 빈집도 있어서,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지인이 체신소(전화국)에 가서 문의했더니, 보위국(비밀경찰)에 불려 갔다. 지금 여기선 뭔가 알아보려고 한 것만으로 (정보 확산 의도를)의심을 받을 수 있다.

※ 혜산과 만포 사이에는 간선철도인 '북부선'이 지나는데, 7월 말 호우 이후 운행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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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구 작업 지원, 그 실태는 동원

―― 노동신문에서 노동당 당원과 청년조직이 복구작업에 지원했다고 전했습니다. (6, 7일 자)

혜산에서도 직장에서 당원에 의한 복구 작업 '돌격대'가 조직됐다. 120명 정도가 자강도 쪽으로 갔다고 들었다. 보내달라고 자발적으로 탄원했다고 하지만, 모두 선발돼서 동원된 사람들이다.

 

―― 김정은이 홍수를 미연에 막지 못했다고 간부를 비판했습니다.

수해는 중앙당의 책임이 아니라 지방 간부의 요령주의와 패배주의에 의한 사고라며, 모든 양강도 당 간부가 자기비판서를 제출했다고 들었다. 당 방침의 무엇을 관철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써내라고.

 

―― 김정은이 수해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반응은 어떻습니까?

직승기(헬리콥터)도 동원하고, 김정은이 보트를 타고 현장지도한 것에 '인민을 잘 생각하고 있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것을 별 평가하지 않고 '죽은 사람이 불쌍하다'라고만 말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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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안 악화 심각

―― 복구 지원 물자는 잘 가고 있습니까?

지원을 낸 사람과 동원에 간 사람을 표창하고 소개하는 방송, 강연을 하고 있다.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것이 공산주의의 미풍이며 애국심의 발현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을 낼 수 있는 건 돈을 잘 벌는 사람만으로, 자신의 이름을 올리기 위해 하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낼 수 있는 건 얼마 없으니까, 내면 냈다고, 왜 (지원할) 여유가 있는지 의심받기 때문에 신중해진다.

 

―― 치안이 악화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강도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인근 집에서, 물 마시게 해달라고 들어온 남자가, 혼자 있던 할머니를 때리고 차서 의식불명이 됐다. 훔쳐 간 것은 전화기와 쌀 1kg이었다고 한다.

하도 무서우니까, 잘 사는 사람들은 설령 죽을 것 같다고 사람이 찾아와도 얼굴도 내비치지 않는다. 무섭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도 없는 것이다. 그게 현명한 거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