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중국에서 초망원 렌즈로 포착한 여윈 북한군의 모습. 촬영일은 불명이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하복 차림인 것으로 보아 2020년~2023년 여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은하별TV' 수집 영상에서.

북한 북부 지방에서 7월 말 발생한 수해 복구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노동자와 지역 주민, 군인이 총동원되고 있는데, 배고픔을 견디다 못한 젊은 병사가 주민에게 먹을 것을 구걸하거나 도둑질하는 등 문제가 빈발해 주민 사이에 동정과 불안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8월 10일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 굶주린 동원 병사가 먹을 것 요구

―― 많은 사람이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고 하네요.

수해 복구는 8월 중 모두 끝내라는 통달이 있어서, 기업이나 당원의 '돌격대', 군인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물과 식사가 부족해서 굶주린 병사들이 민가를 멋대로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구걸하거나, 빈집에서 물건을 훔쳐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젊은 병사들은 제대로 먹지 못하니까 틈을 봐서 음식을 구걸하는데, 그걸 본 상관이 때리니까 정말 불쌍하다.

우리 집에도 병사가 먹을 것을 주세요 하고 왔다. 아파트 입구의 경비 초소에서 물 받으러 간다고 하고 올라온 것 같다. 장교와 하사관이 보고 그 병사를 때려서 모두 말렸다.

또, 아파트에 병사가 집으로 들어와서 신발을 훔친 걸 잡아다 인도한 적이 있다. 인민반회의에 보안원(경찰관)이 와서, 경비초소에서 주민 외 사람은 들여보내지 말고 군인이 오면 경무(헌병)에게 신고하라고 통고했다.

※ 돌격대 : 주로 국가적 건설 프로젝트에 동원되는 건설 토목 전문 조직. 주로 청년조직에서 선발되는 '상설 돌격대'와 직장과 당원 등에서 프로젝트별로 선발되는 '임시 돌격대'가 있다.

※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군 장병의 민간인 접촉이 엄격히 제한돼 왔지만, 이번 수해 복구 작업으로 접촉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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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민을 위한 주택을 정부가 짓는다고 하고 있지만...

――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집도 가재도구도 모두 잃어버린 사람도 있고, 텔레비전과 태양열 발전기만 겨우 들고나온 집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지원한다고, 인민위원회(지방정부)에서 요포와 신발, 베개 등을 자발적으로 내놓으라고 하고 있다.

집이 없는 이재민에게는 인민위원회 양정국에서 긴급식량으로 15일 치의 옥수수를 지급했다고 한다. 모두 단체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 집이 파괴된 사람의 주거는 어떻게 하나요?

집이 무너진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가 짓는다고 한다. 서둘러 아파트를 신축해 방을 준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서, (수해가 있어서)오히려 잘됐다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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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으로부터의 지원 사절에 '우리는 거지인데 어떡하나'라고 반발도

―― 김정은이 이재민을 평양에 보낸다고 발표했습니다.

평양까지 데리고 가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체면치레 때문이 아닐까? 양강도 이재민 중 처형된 자의 가족, 탈북자 가족, 법적 문제가 있는 사람은 (평양에 데려가지 않고)별도로 혜산여관에 묵게 한다고 한다.

평양에 가도 주택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집단으로 숙박시킨다고 한다. 아직 철도가 복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차로 길주까지 이동하고 나서 데리고 간다고 한다.

 

―― 김정은은 한국과 러시아, 국제기구로부터의 지원 제의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외부에서의 지원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거지'인데 자존심만 내세워 대체 어떡할 거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