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외국과의 연락 수단이 되고 있는 중국 휴대전화의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회령시에 사는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8월 초순 공개재판이 열려 한국과 북한 국내의 가족을 중국 휴대전화로 연결한 주민이 교화(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자국민이 외국과 통신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김정은 정권은, 중국 휴대전화를 근절하기 위해 본보기로서 중형을 부과하는 방책을 쓰고 있다. (홍마리 / 강지원)
◆ 딸이 주범, 부모는 본보기로 교화형에
북한과 중국의 국경은 약 1400km에 이른다. 국경 연선에서는 중국의 통신 전파를 수신할 수 있다. 대략 20년 전부터, 밀반입된 중국 휴대전화 단말기를 이용해 한국과 일본 등의 외국과 통신하는 사람이 급증했다. 당연하게도 이는 북한에서는 불법행위다. 이번에 정보를 전해온 취재협력자도 중국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하는 협력자와의 일문일답.
―― 공개재판의 내용에 관해 알려주세요.
8월 7일, 회령시 남문동 운동장에서 열렸다. 처음에는 공개처형을 하니까 참가하라는 것이었다. 기업소와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직맹(조선직업총동맹), 인민반에서 동원돼 250~300명이 참석했고, 나도 동원돼 갔다. 실제로는 사형은 집행되지 않았고, 부모와 딸 3인 가족이 각각 8년, 9년, 10년의 교화형 선고를 받았다.
―― 무슨 죄였습니까?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적대세력과 내통하고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국에 사는 탈북자와, 길주, 함흥 지역의 탈북자 가족을 중국 휴대전화로 두 차례 이상 연결해주고 대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중국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던 건 딸이고, 부모는 본보기로서 공범으로 몰았다. 딸의 남편은 실제로 휴대전화를 만진 적이 없고 이혼하겠다고 해서 교화형을 면한 것 같다.
◆ '사회주의를 좀먹는 행위를 신고하라'
―― 재판에서, 당국은 어떤 설명을 했습니까?
(공개재판에서) 시안전국(경찰)에서 나온 간부는, '우리 내부에는 지금도 불순분자들이 책동하고 있다. 모두 경각성을 높이고, 사회주의를 내부로부터 좀먹는 행위는 제때에 신고하라.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자수하라'라고 말했다. (나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다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무서웠다.
그리고 중국 휴대전화로 내부 사정을 유출시키거나 적의 비열한 책동에 동조하면, 엄격한 심판을 받게 되고 사형의 가능성까지 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 중국의 휴대전화를 근절하라
―― 이러한 단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저 가족이랑 연락해서 돈을 받았을 뿐인데, 보위부 안건(정치범)도 아닌데 교화 10년이라니, 아무리 본보기라도 너무 무섭다. 중국 휴대전화를 뿌리뽑겠다,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협력한 화교도 추방됐다고 들었다. 이번 공개재판이 있고 나서 많은 (송금)브로커가 손을 떼겠다고 말하고 있다.
◆ 무산에서도 교화 5년
또한, 함경북도 무산군에 사는 취재협력자도 중국 휴대전화 단속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을 전해왔다.
"중국 휴대전화 소지가 발각되면, 최소 교화 5년이 되고 있다. 그리고 수입에 맞지 않는 지출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 가택수색까지 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왜 잘 사는지) 조사하고 있다. 집에서 뭘 먹는지도 신경 쓸 정도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