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중국원으로 거래하는 노천시장의 상인. 손에 들고 있는 것은 1중국 위안 거스름돈. 현재는 외화 사용을 엄격히 단속해서 이런 모습은 볼 수 없다. 2013년 10월 양강도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 국내에서 중국위안, 미 달러의 실세 환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가 실시하고 있는 조사에 의하면, 달러에 대한 북한 원화의 환율은 2024년 초 1달러에 8500원이었던 것이 9월 초에는 1만 7200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위안은 1만 2600원이었던 것이 2만 2000원으로 1.75배 상승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에 사는 취재협력자의 설명을 들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외화 사용한 개인과 기업은 전액몰수 경고

과거엔 노점에서 두부 한 모 사는데도 위안과 달러로 거래했을 정도로 외화 사용은 일반적이었지만, 2019년경부터 규제가 강해졌다. 올해 4월 말에는 사회안전성(경찰청에 해당) 명의로 개인과 기업이 외화를 사용하면 전액 몰수한다는 강한 경고가 통지됐다. 실제로 외화를 취급하는 환전상에게 교화(징역) 2년이 부과됐다는 보고가 최근 전해지는 등 일반 주민의 외화 사용은 완전히 위축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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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외화가 계속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취재협력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 A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제 외화를 갖고 있는 주민 자체가 별로 없어서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단속도 엄격해져서 환전 시장 자체가 완전히 축소돼 버렸다. 환율도 의미 없어진 것 아닐까"

외화 상승은 표면상의 일이고, 거래의 침체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A 씨의 의견이다.

◆"심각한 외화 부족이 상승의 원인"

한편, 양강도의 취재협력자 B 씨의 견해는 다르다. 돈주라고 불리는 신흥부유층과 친분이 있는 장사꾼이다. 단속이 엄격해져서 외화 사용과 거래가 심하게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돈주끼리나 외화보유자끼리의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며 "심각한 외화 부족이 상승의 원인이라고 본다. 원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4년 북한 원화 대 외화의 환율 시세 변화. 아시아프레스 제작

그 이유에 대해 B 씨는 우선, 국가의 외화 수입이 격감한 뒤 회복하지 못한 것을 꼽는다. 한때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품목은 석탄과 철광석 등의 지하자원과 수산자원이었다. 2017년 유엔 안보리 제재 강화로 이들 대부분은 수출이 금지됐다. 팬데믹으로 거의 멈췄던 무역이 지난해 8월 재개된 뒤에도 지하자원과 수산자원의 수출 부진은 여전하다. 국내에 외화가 들어올 전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조선 원을 전혀 믿지 못하는 돈주들은 지금도 외화를 어떻게든 손에서 놓지 않고, 반대로 필사적으로 외화를 모으려고 하고 있다. 단속으로 외화의 유통이 줄다 보니, 조선 원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 수출 부진의 구조는 변함이 없어

액면상으로는 북한의 대중국 무역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2024년 1~8월의 대중국 수출액은 2억 2741만 8000달러다. 팬데믹 전인 2019년의 1년 치 수출액 2억 1519만 7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올해 8월까지의 최고 수출 품목은 제재 대상이 아닌 '가발 등의 모제품'으로, 1억 3002만 5039달러로 전체 57% 이상을 차지한다. 원재료를 중국에서 사서 완성품으로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셈이다. 이는 북한에서 '임가공'으로 불리는 위탁가공 무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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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수출이 늘어난 만큼 원재료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8월까지 원재료로 수입된 '가공된 인모, 가발 등 유사품에 사용되는 양모 등' 품목은 1억 1549만 4703달러에 이른다. 즉, 단순히 계산하면 원재료비를 뺀 1453만 0336달러 흑자이지만, 이는 '가발 등의 모제품' 수출액의 11%에 불과하다. 액면은 크지만 이익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의 대중국 무역액 추이. 중국세관총서 데이터에 기반해 아시아프레스 제작

게다가 이 '임가공'의 이익도, 북한 국내에 외화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B 씨는 말한다.

"'임가공'으로 번 수익은 현금이 아니라 건설자재와 식량 현물로 국내에 들어오고 있어서, 외화 부족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또한 B 씨는 "돈주들은 7월 말에 북부에서 발생한 홍수에 대해, 김정은이 해외에서 지원을 받으려고 하지 않아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 복구 작업에 사용할 자재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지하송금도 외화가 아닌 원화로 전달

김정은 정권의 강력한 외화사용통제에 의해, 한국과 일본에 있는 탈북자가 북한에 사는 가족에게 보내는 브로커를 통한 송금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송금 브로커는 수수료를 떼고 북한 내 가족에게 중국 위안과 미국 달러 등의 현금을 전해 왔지만, B 씨 외 여러 취재협력자에 의하면 최근에는 상응액의 북한 원으로 교환해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외화를 쓰다 발각되면 그 입수원까지 엄격히 추궁당하기에 브로커까지 연좌돼 잡히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8월 12일에는 탈북자 가족으로부터 위안화를 받은 사람이 돈을 쓰려다 잡혀서, 탈북자 가족, 브로커까지 모두 연행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