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북한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수해의 복구 작업에 각지 기업에서 '돌격대'를 조직해 동원하고 있지만, 식사 공급이 부족해 이탈자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국은 8월 중순에 '수재민 지원은 노동당과 국가가 맡는다'라고 통보했지만, 현재도 주민에게 계속 공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홍마리 / 강지원)
◆ 동원 이탈자는 강제노동의 가능성
함경북도 무산군에 있는 북한 최대 철광산에서도 '돌격대'가 조직돼 수해 복구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취재협력자는, 식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8월 하순 다음과 같이 전해 왔다.
"무산광산 노동자 배급의 일부를 돌격대로 돌리고 있는데, 가을 수확 전이라 식량이 부족하다. (충분히 먹지 못해 일을 할 수 없자)돌격대에 조직됐던 300명 중 20명 이상이 돌아왔다. 이건 식량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의 책임인데도 무단이탈했다고 강제노동을 시킨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식사가 부족하니까 돌격대 동원을 피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 '돌격대'란 국가적 건설 프로젝트에 동원되는 건설 토목 전문 노동부대를 이르는 말. 주로 기업의 청년조직에서 선발돼 복무기간이 3년 정도인 '상설 돌격대'와, 직장과 당원 등에서 프로젝트별로 선발되는 '임시 돌격대'가 있다.
◆ 자재·지원물자 공출 요구 계속
또한 복구 작업에 필요한 자재와, 수해로 집과 가재도구를 잃은 세대에 대한 지원물자가 부족해 주민에게 부담을 요구하는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인민반과 여맹(여성동맹)에 마대와 자갈 등의 공출을 요구하는 것 외에도 수재민을 자발적으로 도우라는 요구가 있다. 정치학습에서도 수재민을 위해 식량과 이불, 현금을 공출한 여맹원 5명이 표창받았다. 그녀들을 본받으라는 것인데, 대체 누가 지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뒤에서 말하고 있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이렇게 말하면서, 주민에 대한 '세외부담'이 없어지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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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0일 당창건기념일까지 복구 끝내라
불통 상태인 양강도와 자강도를 연결하는 북부철도는 8월 하순 시점으로 선로의 성토까지 휩쓸려 재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한다.
양강도의 취재협력자는, "다른 프로젝트 공사를 모두 중단시키고 재해지의 복구 작업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비가 오면 지금도 무너질 것 같은 땜때기식(땜질식) 공사다'라고 말했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까지 수재민을 위한 주택 건설을 끝내고, 평양에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을 원래 거주지로 돌려보내라는 것이 노동당 중앙의 지시라고 한다.
※ 세외부담 : 북한은 '세금 제도가 없는 나라'를 표방해 왔지만, 현실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인프라 정비나 학교 운영 등 여러 분야에서 금품 요구가 계속돼 왔다. 이는 '세외부담'이라고 불리며, 주민 생활을 압박해 강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정은은 이번 수해에서도 '세외부담'을 없애겠다는 지시를 내렸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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