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북한이 이미 수천 명 규모의 군부대를 파견한 것을 한국,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영국과 미국, 일본 정부도 확인했다. 당초 파병을 인정하지 않았던 북러 양 정부도 부정하지 않았다. 정보 통제가 엄격한 북한 국내는 어떨까? 북부 지역에 사는 3명의 취재협력자에게 들은바, 러시아 파병 정보가 점차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애초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잘 몰라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정보를 공개한 것은 10월 18일. 다음날 함경북도의 노동당원 취재협력자 A 씨에게 물었더니 "전혀 몰랐다. 소문도 들은 적 없다"라고 말했다. 국내 군부대에는 평소와 다른 동향을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 B 씨도 마찬가지로 "전혀 들은 적 없다"라고 답했다.
애초에, 러시아가 2022년 2월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지금까지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북한 일반 주민의 인식은 여전히 막연하다. B 씨는, "국가 간 전쟁이 아니라 구 소련을 구성하던 우크라이나와의 민족 분쟁, 혹은 러시아의 내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반격으로 러시아 측에 7만 명이 넘는 전사자가 나오고 있는 것 등의 구체적인 전황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데다가, 팬데믹 이후의 경제 혼란으로 주민의 곤궁이 계속돼 머나먼 유럽에서의 전쟁에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었다.
한국 정부의 발표로부터 시간이 경과해, 북한 국내에서도 러시아 파병의 정보가 조금씩 퍼지고 있는 실태가 드러났다. 10월 25일,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 C 씨는 "러시아에 군대를 보내고 있는 것을 들었다. 여기서도 아는 사람이 늘고 있다"라고 전해 왔다. C 씨에게 현재 상황을 물었다.
◆ 병사의 부모가 눈치챈 러시아 파병
―― 누구로부터 러시아 파병 정보를 들었습니까?
"얼마 전에 아들을 군대에 보낸 지인에게 들었다. 이 지인은 22살이 된 아들에게 송금업자를 통해 두 달에 한 번 정도 200~300위안을 보내왔는데, 아들이 그 송금업자를 통해서 부대가 러시아에 가니까 송금을 멈추라고 연락했다고 한다. 부모인 이 지인은 군사기밀에 해당하므로 공공연히 입에 담지 못한다고 말했다"
※ 100위안은 약 1만 9000원.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현재 북한 남성은 8년간의 병역이 있다(병종에 따라서는 더 길다). 미사일 관련 등 일부 부대를 제외하고, 제공되는 식사가 열악한 것은 북한에서는 상식이다. 병사가 영양실조에 걸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아들을 걱정하는 부모들은, 근무하는 부대 근처 업자에게 10% 정도의 수수료로 돈을 맡기고 부대에서 외출할 때 들러 빵이나 떡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군 장병에 대한 통제가 엄격해지고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되어 휴가로 부모에게 돌아가는 것도 좀처럼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러시아 파병으로 실컷 먹을 수 있을 것
―― 지인인 병사 부모는, 아들의 러시아 파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까? 만일 러시아에서 전투에 참가하게 되면, 전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까?
"(아들이)전투에 간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후방에서 경계 근무에 배치되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부모이니까 걱정은 했지만"
―― 병사인 아들이 러시아에 파병되는 것을 아직 모르는 부모도 있습니까?
"모르는 부모가 많을 것이다. 아직 (러시아 파병을)알고 있는 사람이 적고, 안다고 해도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처벌될 수 있으니까. 러시아에 군대를 보내고 있다는 정보가 퍼지면, 부모들은 모두 자기 아들이 가는지 어떤지 알아보려고 할 것이다"
―― 병사의 부모 외에, 러시아 파병을 아는 사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러시아에 파병되면, 치즈나 우유 같은 걸 많이 먹을 수 있으니 굶주리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의 인식이다. 전투에 참가한다고는 생각지도 않을 것이다"
―― 한국 정부는, 정보가 확산하지 않도록, 북한 정부가 러시아에 보내는 병사의 부모를 격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병사의 부모들이 불만을 말하거나 하지는 않습니까?
"격리라니 무슨 소리인가? 내 주변에 사는, 아들이 러시아로 파병된 부모들은 격리되지 않았다. 걱정은 하지만 그것도 대놓고 말할 수 없다. 만약 사망 통지가 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에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 5박 6일 체류 중 군사시설과 우주기지를 시찰했다. 올해 6월에는 푸틴이 방북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이는 북한에서도 관영 매체로 크게 보도되고 있다. 또한 식량배급에 러시아산 밀과 밀가루가 나오거나, 관광객과 비즈니스맨의 방북이 늘고 있거나 하기 때문에 생활이 어려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와의 관계 심화로 경제가 좋아질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속)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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