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당국이 이모작 경지를 늘리고 농장에 종자 선택의 자율권을 허용하는 등 새로운 농업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력자가 함경북도의A 농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조사한 내용을 보고한다. (전성준 / 강지원)
◆ 새로운 밀, 보리 종자를 도입 '종자 혁명' 구호도
협력자가 지난 7월 중순부터 조사한 A 농장은 농장원 수가 약 500명으로, 주로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산이 많고 논이 적은 북부 지역의 전형적인 중간 규모 농장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동에 따른 대책안으로 ‘기후와 풍토에 따른 우리식의 농사 혁명’이라는 취지로 지시가 내려왔고, 농장에서 자체적으로 농사 작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당국이 '종자 혁명'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새로운 밀, 보리 종자를 도입하고 있다고 협력자는 전했다.
“비료를 적게 쓰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종자를 개량 연구하도록 농장마다 전문 종자 연구소를 만들도록 했다. 알곡뿐 아니라 채소에 대해서도 종자 연구를 지시했다”
◆ 이모작 경지 2배로 늘어나
실제로 지난 9월 말 협력자가 추가로 보내온 소식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들이 농촌 현장에 적용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밀, 보리 최신 종자가 도입돼서 올가을 씨붙임에 쓰이고 있다. 10월 중순까지 총동원돼서 씨붙임 하는데 작년보다 이모작 땅이 배로 늘어났다. 작년에 분조별로 2~3정보였다면, 올해는 5정보 정도이다”
◆ 축산, 채소, 과수 등은 독립적 생산과 판매 재량를 허용
이와 함께 생산 및 분배 등 농장 운영 방식에도 큰 변화가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8월 말 협력자가 A 농장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알곡 작물을 제외한 축산, 채소, 과수 등에서도 독립적 생산과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것도 관찰되었다.
“남새(채소)반 같은 경우에는 계절마다 남새를 재배해서 장마당에도 넘기고 도매도 주고 있고 그걸 농장이 통제하지 않고 결과만 보고하는 식으로 분리되었다고 해요”
◆ 주식인 옥수수는 개인 거래 철저히 통제
한편, 주식인 옥수수에 관해서는 농장에서 농민 개인이 식량으로 물물교환, 판매, 도매 등을 일절 할 수 없고, 과거 농장 상점에서 식량과 공업품을 물물교환하던 방식도 사라졌다고 한다.
농촌에서의 이 같은 변화는 농장의 혁신을 통해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더 많은 식량의 재고를 국가 수중에 확보하려는 당국의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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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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