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산하의 정보보안센터(SPRAVDI)가 10월 18일 공개한 영상에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사로 보이는 집단이 보급품을 받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GUR)은 11월 10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의 무선 통신 내용을 감청한 자료를 공개했다. 대화 내용에는 북한군이 분산된 소규모 전술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교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특수부대인 폭풍군단 출신 탈북자는 병사들이 비전문적인 통신 방식과 욕설을 사용하는 것으로 봐서 숙련도가 낮은 젊은 병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지원)

◆ 북한군 무선 통신, 전문성 결여와 호출명 비일관성 보여

GUR이 공개한 음성에서는 ‘박독수리’, ‘물개’, ‘돼지’ 등 비정상적 호출명이 등장하며, 이는 북한군의 기존 호출 체계와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교신 기록의 전문을 보자.

“박독수리, 박독수리. 나 돼지 다섯. 수신”
“돼지, 돼지. 나 박독수리. 감도”
“박독수리, 뛰어가는 게 아니고 날아가겠다. 기다리라”
“사자 둘, 야, 이 새끼야. 사자, 사자. 나 물개. 수신”
“사자 둘, 사자 둘. 나 물개. 수신”
“물개 둘, 물개 하나. 나 물개. 수신”

감청된 무선 내용을 보면 “박독수리, 돼지 다섯, 돼지, 사자 둘, 물개 하나, 물개 둘, 물개” 총 7개의 팀이 무선을 통해 소통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 중에 욕을 하는 지휘관은 물개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폭풍군단 출신 탈북자 김모 씨는 “폭풍군단은 12명으로 구성된 조 단위로 운용되며, 각 조에는 소위 계급의 조장과 전문 통신병이 배치된다”면서, “일반적으로 각 조는 정해진 수신명을 사용하며, 박독수리나 물개 같은 표현은 북한군 내에서 사용되지 않는 비전문적인 명칭”이라고 지적했다.

◆ 비속어 사용 및 비정상적 대화, 북한군의 지휘 체계 문제 지적

감청된 대화에서는 “뛰어가는 게 아니고 날아가겠다”는 대화와 함께 “야, 이 새끼야” 같은 비속어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이에 대해 “북한군에서 무전 통신은 주로 단파 통신으로 이루어지며, 비속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통신 방식은 훈련 부족과 지휘 체계의 미비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군의 이러한 비전문적 표현들이 명령 전달 체계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 파견된 것은 숙련도 낮은 20세 안팎 병사인가

감청된 대화를 토대로 추측하자면, 북한군은 기존의 소대·중대 단위가 아닌, 5~7명 정도의 소규모로 분산되어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탈북자 김 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특성상 명령 전달을 위해 단파 무전기를 소규모로 배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한 무전기 교신 중 욕설까지 나온 상황을 보아 이 병사들의 연령대는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며, 지휘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황해북도 사리원 신계리에 주둔한 폭풍군단 58려단에서 복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북한군의 통신 구조와 지휘 체계를 직접 경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