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휴대하고 압록강 변을 순찰하는 병사. 2023년 10월 중국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러 파병을 북한 국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1) 병사 부모들이 파견 눈치채고 서서히 확산 "로씨야에서 치즈나 우유를 실컷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전쟁에 간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

북한 국내에서 러시아 파병 정보가 조금씩 퍼지기 시작하고 있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전에서 러시아가 장병 7만의 전사자를 낸 것이나 파병되는 젊은 북한 병사의 임무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가 없는 듯하다. 그 때문인지 북한 국내에서는 러시아와의 관계 심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로, 파병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정보통제 외에도 심각한 경제난이 있었다. 10월 말, 북한 북부 지역에 사는 3명의 취재협력자에게 현재 상황을 들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 러시아 파병에 대한 국내 분위기는?

10월 18일에 한국 국가정보원이 러시아 파병 정보를 발표했다. 함경북도에 사는 노동당원이자 취재협력자 A 씨는, 아시아프레스가 전하기 전까지 파병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 후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중하게 이야기를 듣고, 러시아와의 급속한 관계 심화에 대한 국내의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동맹국이니 어려울 때는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이 내 주변 분위기다. 파병에 대해 아는 사람은 조금 있었다. 하지만 '우리 군대가 러시아 분쟁 지역에 경계, 방위 임무로 보내지고 있는 것 같다' 정도의 인식이었다"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 B 씨는, 파병의 이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푸틴 대통령이 왔을 때(올해 6월), 차관으로 많은 물자를 줬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실제로 라진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프로판가스와 설탕, 밀가루, 원유 등이 많이 들어왔다. 정부는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다만, 예전에 국제적인 지원이 들어왔을 때 시장의 가격이 내려갔거나 한 적은 없다. 모두 국가로 들어가니까, 일반 사람이 도움이 받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별로 없다. 러시아와는 친선 관계이니까 내전(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의미)을 하고 있는 러시아를 도우러 갔을 것이다"

평양을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2024년 6월 19일, 노동신문에서 인용.

◆ 원유, 식량, 기계설비 받나... "은혜는 주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2023년 9월, 김정은은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해 5박 6일의 체류 중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는 등 환대를 받았다. 올해 9월에는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국빈 방문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했다. 군사면에서의 상호 지원도 명기됐다.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러시아와 급속히 친밀해지고 있다는 실감이 있어, 경제적 곤경을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를 환영,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A 씨는 함경북도와의 관련을 조사해 다음과 같이 전해 왔다.

"원유가 러시아로부터 많이 보내지고 있는 듯하다. 라선의 '승리화학공장'의 정제 설비가 낡아서, 러시아의 설비로 갱신이 시작돼 휘발유, 중유, 경유, 도로포장용 아스팔트까지 생산할 예정이라고 한다. 단, 러시아로부터의 석유는 국가가 독점하고 있어 업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없어서, 시중의 휘발유과 경유 거래 가격은 전혀 내려가지 않고 있다.

국영기업은 전부 불량 설비투성이지만, 러시아로부터 발동기(모터)나 중공업에 필요한 기계설비가 꽤 들어오고 있어서 단숨에 갱신된다는 분위기라고 들었다. 다만 생산원료는 지금도 거의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 물건이 라선에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시장에서 개인 장사꾼 손까지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의 무역은 회사가 아니라 국가 간에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그런데, 러시아산 밀과 밀가루를 국영기업이 배급으로 내고 있었다. 주민에 대해서는 8월에 '량곡판매소'에서 밀가루를 판매한 적이 있었다.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식량의 대부분은 군부대에 우선 공급되고 일반 사회로는 거의 돌지 않고 있어서, 시중의 식량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
※ 량곡판매소 : 국영 식량전매점. 2023년 1월경 주식인 백미와 옥수수의 시장 판매가 금지되고, '량곡판매소'에서만 구입하게 됐다.

북부 최대의 철광산인 무산광산에서도 러시아로부터의 기계설비가 도입되게 됐다며, 현지 취재협력자가 다음과 같이 전했다.

"광산의 설비를 현대화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기계설비를 도입하는 것이 결정돼, 조사를 위해 중앙에서 광산으로 사람이 여러 차례 오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는 갱신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 산하의 정보보안센터(SPRAVDI)가 10월 18일 공개한 영상에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사로 보이는 집단이 보급품을 받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 러시아로의 노동자 파견을 위해 집 팔아 뇌물 마련

현재 북한 도시 주민이 곤궁한 원인은, 식량난이 아니라 현금 수입 격감에 있다. 개인에 의한 상행위와 운송, 개인 간 고용 등의 경제활동이 2020년 팬데믹 이후 정부에 의해 엄격히 제한됐기 때문이다.

국영기업은 지난해 말 월액 노임을 일제히 10배 이상 끌어올렸는데, 그래도 한화로 5400~7700원 정도에 지나지 않아서 백미 5~7kg 정도밖에 살 수 없는 금액이다. 모아둔 것이 바닥난 노인 세대, 모자 세대 등 취약층 중에서는 굶주림과 병으로 사망하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다.

주민이 빈곤한 가운데, 러시아 파견 노동자 모집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들어 북한에서 6천 명의 노동자가 파견돼 그 월수입은 미화 800달러 정도라고 추측하고 있다.

"지금은 하루에 1달러 벌기도 쉽지 않다. 중국 경제 제재가 엄격해서 수산물이나 광물 수출도 할 수 없다. 뇌물 때문에 집을 팔아 다른 사람과 동거하면서 돈을 만들어서라도, 러시아에 벌목공이나 건설노동자로 가려고 하고 있다. 과거에 파견된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러시아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우선적으로 뽑히고 있다" (함경북도 취재협력자 A 씨)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 C 씨도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이 전해 왔다.

"중국이나 러시아에 일하러 갈 수만 있다면, 조선 사람들은 다 가려고 할 것이다. 나라가 아무리 중간에서 삥땅해도, 여기서 일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온 친척을 동원해 돈을 모아 뇌물을 주고 가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뽑히려면 충성심이 강하다는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모범적으로 출근해 (김일성, 김정일의)동상과 기념비를 청소하는 사람도 있다"

◆ 러시아 파병은 최후의 선택?

한국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 정부에 병사 1명의 한 달 파병에 미화 2000달러를 지불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정보를 전하자 취재협력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도대체 병사는 돈을 받을 수 있는 건지, 받는다면 얼마인지, 병사를 보내서 나라에 얼마나 이익이 있는지 등, 전혀 정보가 없다. 혹시 2000달러를 병사가 직접 받을 수 있다면, 나도 가겠다. 지금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외국에 나가는 것밖에 없다. 러시아에 가서 혹사당해도 무시당해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파병은 나라에서도 마지막 선택 같은 것이다" (A 씨)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면, 우리는 동맹국인 러시아를 지원해야 한다, 정부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고 본다. 러시아와 손을 잡는 것 외에, 달리 (국가 운영을)잘할 수 있는 길이 없을 것이다" (C 씨)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러 파병을 북한 국내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가? (1) 병사 부모들이 파견 눈치채고 서서히 확산 "로씨야에서 치즈나 우유를 실컷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전쟁에 간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