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 같이 탄 남녀가 중국 유람선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밝은 미소다. 남성의 가슴에는 초상화 배지가 달려 있다.


북중국경을 가르는 압록강에는,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수력발전소가 여럿 있다. 그중 수풍댐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일본의 식민지 시대에 건설돼, 1940년대 당시에는 동양 최대 규모였다. 수풍댐의 하류 일대는 경승지로도 유명해 유람선을 타면 강 건너 평안북도 삭주군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 10월 중순 중국 측에서 초망원렌즈로 촬영했다. (홍마리)

◆ 너덜너덜 폐허였던 공장을 리뉴얼?

산간에 위치한 삭주에는, 자강도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군수 관련 공장이 많다. 대형 군화 제조 공장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강변에는 산이 늘어서 있고 마을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강가에는 탈북 방지용 철조망이 쳐져 있고, 경비 초소가 많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는 위성으로부터의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해 군수공장은 산간지나 지하에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삭주에서는 압록강 변에 세워진 청수화학공장을 중국 측에서 볼 수 있다. 일본의 식민지 시대에 건설된 공장으로, 화학무기의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고 알려져 왔다.

청수화학공장은 90년대 말부터 오랫동안 폐허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엉망인 채 방치됐던 공장은 2019년경부터 조금씩 개수되는 모습이 엿보였다. 2021년에는 지붕의 일부가 녹색으로 칠해지고 굴뚝에서 나온 연기도 확인할수 있었다.

2021년 촬영한 청수화학공장 건물의 일부. 오랫동안 폐허처럼 방치돼 있었다.

올해 10월 중순에 취재팀이 현장을 찾아가 보니 외벽이 깨끗이 도장돼 있었다. 무엇을 생산하고 있는지는 불명이지만, 연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가동 중인 듯했다.

외장이 깨끗하게 다시 칠해진 청수화학공장

◆ 철조망 바깥에서도 수해 복구 작업

7월 말에 북한 북부 지역을 덮친 집중호우로, 압록강 하류에 위치한 삭주 역시 피해가 있었다. 다른 지역처럼 이곳도 병사들이 복구 작업을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흐린 날씨에 작은 조명을 밝히고 국경경비대 병사들이 작업하고 있다. 오른쪽은 감독하는 장교로 보인다. 아래에서는 모래와 물을 섞어 콘크리트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수로 쓰러진 철조망의 기둥이 보인다.

아마도 병영을 짓고 있는 듯하다. 그 건설 현장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장소에서는 병사들이 자재를 한곳으로 모으고 있었다. 벽돌을 등에 혹은 지게에 짊어지고, 앞으로 숙여서 무거운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보였다.

벽돌 2개를 직접 메고 나르는 병사.

자재 집적소에 도착한 병사들은 몸을 기울여 떨어트리듯 벽돌을 땅에 내리고 있었다. 벽돌을 대충 다루는 모습이나 형태를 볼 때, 수해를 입은 건물의 벽돌을 모아 재사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짊어진 벽돌을 난폭하게 땅에 내린다. 수해로 파괴된 건물의 벽돌을 재사용하려는 듯하다.

수풍댐 직하류에서는, 중국으로의 월경이나 탈북을 막기 위해 쳐진 철조망 바깥에서도 수해 복구 작업을 하는 국경경비대의 모습이 있었다. 수해로 무너진 제방의 보수를 하는 것 같았다.

철조망의 외측에서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국경경비대의 병사들. 제방이 무너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작업을 마쳤는지, 해가 떨어지기 시작한 오후 4시경 병사들은 철조망의 안팎을 나누는 철제문을 지나 안쪽으로 돌아갔다. 총을 멘 병사 두 명이 인원을 파악했다. 철조망 밖으로 나가는 것은 엄격히 관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동북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는지, 병사들이 러닝셔츠나 반소매 티셔츠 차림의 작업복을 입고 있다. 작업을 마치고서 철조망 안쪽으로 돌아갔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 사진은 모두 평안북도 삭주군. 2024년 10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2021년 촬영한 청수화학공장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