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북한 자강도 만포시를 맞은 편인 중국 길림성 집안시에서 촬영했다. 자강도는 북한 군수산업의 중심지로, 비밀 유지를 위해 다른 지역 주민들이 자강도로 들어가는 것은 엄격히 통제되고 있으며 탈북하는 사람도 극히 드물다. 또한 중국 측도 최근 집안시 부근의 일부 국경에 외국인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취재가 어려워 미디어에도 그다지 등장한 적이 없는, 수수께끼에 싸인 만포의 최근 모습을 보고한다. (홍마리)
◆ 중국인에게는 '신비함' 어필, 외국인은 접근 불가
집안시는 목가적인 소도시다.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광개토대왕의 비석과 더불어 대안의 북한도 '관광자원' 중 하나다.
만포와 집안 사이에는 연락교가 있어, 북중 무역의 통상구로도 쓰인다. 연락교 부근은 만포의 중심부를 멀리까지 볼 수 있는 관광지이지만 외국인은 입장 티켓을 살 수 없고 출입이 금지돼 있었다. 한편, 중국인 관광객에게는 '신비한 나라, 조선'이라는 큰 간판으로 변경 관광을 선전하고 있었다.
자강도 경제의 중심은 군수산업으로, 주민 대부분이 군수공장에서 일한다고 한다. 한편, 산의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농업에는 적합하지 않다.
◆ 위험한 수해 복구 건설 현장, 발판은 울퉁불퉁 통나무
7월 말 집중호우로, 자강도에서도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 북한 국내에 거주하는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만포와 혜산을 잇는 철도(북부선)의 선로가 토사에 묻히는 등의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만포시 교외에서는, 수재민용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망원카메라로 들여다보니, 가공되지 않아 고르지 않고 가느다란 목재로 발판이 만들어져 있었다. 대규모 복구 건설이 진행되던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의 현장보다도 더 부실하게 보였다.
◆ 중국산 트럭을 개조해 목탄차로 사용
만포 중심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군이 관리하는 초소(검문소)가 있다. 이날도 한 병사가 주민의 통행증을 확인하거나, 차를 한 대씩 세워놓고 검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초소 앞에서는 모락모락 흰 연기를 뿜는 목탄트럭도 목격했다. 문자 그대로 목탄을 연료로 움직이는 자동차다. 잠시 멈춘 트럭에는 식량으로 보이는 화물이 실렸고, 동계용 군복을 짊어진 병사와 주민들이 짐칸에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FAW'라는 메이커명을 보면 트럭이 중국산임을 알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중국에서 수입한 차를 일부러 목탄차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 굳게 닫힌 통상구, 왕래는 멈춘 것인가?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을 이유로 2020년 1월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완전히 차단해, 사람과 물건의 왕래를 엄격히 금지해 왔다. 2023년 여름 이후, 신의주-단동, 혜산-장백 등 대표적인 통상구에서는 본격적인 무역 재개가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취재팀이 방문한 10월 시점에서 집안 측 세관의 문은 평일인데도 굳게 닫혀 있고 인기척이 없었다.
※ 사진은 모두 자강도 만포시. 2024년 10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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