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작업 현장. 총을 메고 감시하는 사람은 국경경비대다. '검열관' 완장을 차고, 중국과의 국경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왼쪽은 공사에 동원된 군부대의 하급장교로 보인다.

7월 말 집중호우로 인해 큰 피해가 났던 북한 북서부를 10월 중순, 중국 측에서 촬영했다. 압록강 하류 유역의 넓은 지역에서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대량의 아파트가 건설 중이었다. 북한의 관영미디어가 5일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수십 동이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 현장을 초망원 카메라로 들여다보니, 불안정한 비계가 설치된 고층 건설 현장에서 군인 등 동원된 수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안전 장비도 없는 상태에서 작업에 임하는 모습이 보였다. (홍마리)

◆ 자갈, 벽돌, 배수관... 대량의 자재

7월 말 폭우로 압록강 유역은 하류를 중심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정확한 수는 확실하지 않다. 북한 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협력자를 통해 아시아프레스가 취재한바, 실종자와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것 외에도 가옥이나 농지가 쓸려가거나 선로의 붕괴로 열차가 멈춘 피해가 확인됐다.

건설 중인 아파트군(群). 앞의 아파트는 15층 건물이다.

광범위하게 침수된 압록강 하류의 평안북도 신의주시 강변에는, 공사에 필수적인 자갈과 벽돌, 배수관이 대량으로 쌓여 있었다. 차량으로 각 현장까지 운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변에 쌓인 자갈과 벽돌, 배수관 등의 자재. 앞의 배는 자갈을 운반하는 배로 보인다.

 

◆ 다수의 아파트를 동시에 건설 중

신의주시에 위치한, 압록강 최대의 하중도인 위화도에서는 대규모 건설 작업이 한창이었다. 눈으로 보기에도 최소 수십 동의 아파트가 동시에 건설되고 있었다. 하나하나의 건물을 초망원 카메라로 보니, 최상층 부분에서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앞의 작은 건물에는 '위생확인'이라는 간판이 걸렸고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오른쪽 입간판에는 '백두산 영웅 청년 돌격대' 글자가 적혀 있다.

그중에는 15층짜리 아파트도 있었다. 대다수는 헬멧을 착용하고 있지만, 생명줄 같은 안전장치는 확인할 수 없었다. 비계가 불안정한 높은 곳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 언제 사고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현장이다.

레미콘을 크레인에 매달아 작업하는 사람들. 깃발에는 청년동맹의 마크가 보인다.

복장과 계급장을 보면, 군인과 돌격대, 청년동맹 등 외에 건설 관련 기업으로부터도 동원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도 적지 않은 수가 동원돼 있었다. 총을 멘 국경경비대의 모습도 볼 수 있어, 작업원이 중국과의 국경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검열관' 완장을 차고 감시하고 있었다. 휴식 중인 노동자들에게서 하나같이 지친 표정을 엿볼 수 있었다.

동원된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높은 곳에서의 작업이나 막노동을 하고 있었다. 물을 운반하는 여성 2명은 청년동맹이나 돌격대원으로 보이며, 왼쪽 끝의 여성은 군인이다.

※ 돌격대 : 국가적인 큰 건설 프로젝트에 동원되는 건설 노동 부대. 직장과 당원 등에서 선발된다.
※ 청년동맹 : 정식 명칭은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고급 중학 학생, 대학생부터 대체로 30세까지의 근로청년까지 조직하는 노동당 산하의 청년조직.

광범위하게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 2024년 7월 29일 노동신문에서 인용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 사진은 북한 미디어의 것을 제외하고, 모두 평안북도 신의주시 위화도. 2024년 10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초망원렌즈 촬영>북한의 수해 복구 현장은 지금 (2) 보기만 해도 아찔해... 15층에서 헬멧도 없이 작업하는 젊은 여성들, 눈에 띄는 지친 모습 (사진 8장)

<초망원렌즈 촬영>북한의 수해 복구 현장은 지금 (3) 억수같이 내리는 비에도 묵묵히 작업하는 젊은 병사, '결사관철' 슬로건에 쫓기는 듯 (사진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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