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에서 드론으로 촬영했다며 2024년 12월 17일에 공개한 북한군.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우크라이나와 한국, 미국 당국이 연일 발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2월 23일 현재 사상자 수가 3000명에 이른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한편 북한에서는, 자국 병사의 대량 사상 정보가 유입·확산할까 두려워한지, 당국이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정보 일체를 '유언비어'로 규정, 이야기하거나 물어보는 것만으로 조사를 받을 정도로 엄격한 정보통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전사자가 나오고 있는 걸 아무도 모른다. 개죽음이네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12월 14일 북한군에 상당수의 손실이 나오고 있다고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사상자 다수 발생 정보가 한미 당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23일,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에 따른 북한군 사상자는 약 11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동양계 전투원이 드론 공격을 받아 도망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또한 진위는 불분명하지만, 전사한 북한군의 시신으로 보이는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는 북한군에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는 정보를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에게 전하고 국내에서도 알려져 있는지를 문의한 결과, 12월 23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우리 병사 중에 전사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아무도 모른다. 부모가 알면 정말 힘들겠네요. 정말 개죽음이네요. 나라는 (전사자를)영웅이다, 전사가 가족이라고 우대하겠지만, 아들이 죽으면 그게 필요하겠어요.”

◆ 병사 부모들 동요 확산

한편,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의 불안과 동요는 날로 커지고 있다고 양강도 취재협력자가 전해 왔다. 러시아에 파병됐는지 여부는 상관없이, 부모들은 앞을 다투어 여기저기에 편지와 전화로 아들의 안부를 묻고 면회를 요청해 부대에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부모들은 걱정돼 잠도 못 자고 있다고 한다. 지금 통제가 무척 엄격해졌고, 러시아에 파병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자라고 조사받기 때문에 입에 담는 것도 꺼리고 있다"

양강도의 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북한에서도 들을 수 있는 한국어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북한군에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는 정보가 국내에 전해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