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속도전' 아파트 공사 분석 (1) '일본의 90년 전 수준, 내구성은 기껏해야 10~15년' 전문가 평 고층인데도 자재 턱없이 부족, 동력원 제로...
7월 말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북한 북부 지역에서는 이재민을 위한 아파트 건설이, 12월 중 완공하라는 김정은의 명령에 의해 돌관공사로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프레스가 10월 중순 중국 측에서 취재한바, 시공 상황은 엉망진창이며 작업원들의 안전 관리 역시 극도로 불충분해 보였다. 고층인데도 생명줄 없이 작업하는 모습도 있어 추락 사고 발생이 걱정됐다. 콘크리트 재료 특성이 전문인 도쿄이과대학의 이마모토 케이이치(今本啓一) 교수는, "완성만이 목적이고, 사람의 생명이 경시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북한에서는 정책에 의한 돌관공사로 인해 건물 붕괴 등 중대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 교훈을 살리지 못한 듯하다. (홍마리)
◆ 인명과 건설 비용을 저울질하면...
7월 말 홍수로 피해를 입은 민가의 대부분은 북한에서 일반적인 저층 아파트나 목조 단층 주택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중국 측에서 잘 보이는 압록강을 따라 건설 중인 아파트는 철근콘크리트조이다. 이마모토 교수는 종래의 주택에 비해 '수해에 대해서는 훨씬 장점이 있다'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앞선 기사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그 시공 수준이 지극히 낮은 탓에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은 '길어도 10~15년'이라고 이마모토 교수는 추정한다. 관광객이 많고 중국 측에서 잘 보이는 장소에는 복구를 어필하기 위해 15층짜리 고층 아파트도 건설되고 있다. 하지만 이마모토 교수는 이러한 엉터리 구조로 안전이 담보되는 것은 '기껏해야 단층 정도'의 높이라고 분석한다.
"세밀한 곳까지 신경을 써서, 정성스럽게 만들어야 비로소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 이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북한의 현장에서는 완성시키는 것만이 목적이 돼 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건설 자재도 안전 장비도 턱없이 부족한데, 돌관공사로 오로지 일만 시키는 작업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지적했다.
"사람의 생명과 건설 비용을 저울질해 건설 비용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는 셈이 됩니다.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믿고 싶지만, 북한의 현장 사진을 보면 그러한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 '몰라보게 변한 평양' 그 뒤에서 23층짜리 아파트 붕괴
이마모토 교수의 지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2014년에 발생한 평양 중심부의 23층 신축 아파트의 붕괴 사고다. 입주 중인 92세대, 약 500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이것은 김정일의 지시로 시작돼 김정은이 물려받은 '평양 10만호 주택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아파트였다. 그 이름대로 10만호의 주택을 평양에 건설해 '강성국가'를 어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당시의 건설 러시를 북한 관제 미디어는 '몰라보게 변하는 평양', '하룻밤 새 거리가 바뀌는 평양' 등으로 연신 선전했다.
아시아프레스의 평양 거주 취재협력자 구광호는 2011년 8월 대동강 구역 건설 현장의 모습을 비밀리에 촬영했다. 20층을 넘는 고층 아파트의 작업 현장에서는, 쌓아 올린 블록은 너무나 조잡하게 시멘트가 칠해져 있고 표면은 울퉁불퉁했다.
붕괴 사고의 원인은, 무리한 시공 기한에 쫓긴 부실과 간부들이 건설 자재인 시멘트와 철근을 빼돌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