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초소'라 불리는 반지하 경계초소에서 근무 중인 북한 병사. 유선전화로 본부와 연락하는 듯하다. 전기가 없을 때는, 예비 배터리로 연락할 수 있게 돼 있다고 한다.

◆ 압록강에서의 빨래도 물놀이도 이제는 옛말

북중 국경을 흐르는 압록강은 일찍이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중요한 생활용수였다. 마시는 물로 사용하는 것 외에도, 강변에서 빨래와 물놀이를 하거나 그물로 고기를 잡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김정은 정권은 중국으로의 월경과 탈북을 차단하기 위해 겹겹이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국경 경비를 강화했다. 주민들은 강변에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됐다.

10월 중순, 경승지로도 유명한 수풍댐의 하류 일대를 둘러봤다. 강 건너는 평안북도 삭주군이다. 철조망 안쪽에 갇힌 서민과 군인의 모습을, 중국 측에서 초망원렌즈로 촬영했다. (홍마리)

<초망원렌즈 촬영>삭주(1) 폐허처럼 너덜너덜했던 공장이 일신 위장인가 리뉴얼인가? 병사들은 벽돌 짊어지고 무거운 발걸음 (사진 9장)
2019년 9월 촬영한 삭주. 팬데믹 이전에는 서민이 강변에서 빨래하고 바위에 빨래를 너는 모습이 일상적이었다. 여성에게 빨래는 중노동이지만, 날씨 좋은 날에 아이를 데리고 빨래하는 모습은 목가적이기도 했다.
역시 2019년 9월 촬영. 물이 깨끗한 압록강에서는 민물고기도 풍부하다. 강변에서 그물낚시를 하는 모습은 이제 거의 볼 수 없다.
압록강에서 투망하는 어부. 당국에 특별히 허가를 얻어 조업한다.
초소에서 근무하는 국경경비대 병사 3명. 한 명은 자전거 뒤에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 초소의 깨진 창문에 테이프를 붙여놓았다. 앞에는 감시카메라가 보인다.
줌을 해보니 밖에 세워 둔 자전거를 고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탄 배가 다가오자 자전거 뒤에 숨듯이 앉아 이쪽을 보며 웃고 있었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초소에서 근무하는 병사. 동복에다가 군용 탄입대인 '체스트리그'를 착용하고 있다. 빨래를 말리고 있었다.
안쪽 건물의 틈새로 옥수수가 보인다. 농장의 보관창고일 것이다. 지붕에서 작업하는 사람은 농장원으로 보인다. 7월 말 수해로 떠내려간 농장의 시설을 다시 짓고 있는 것일까.
무밭 옆의 작은 임시 건물은 작물 도난 방지를 위한 감시초소다. 여름부터 가을 수확기에는 매일 밤 교대로 숙식하며 밭의 경비를 맡는다고 한다. 앉아 있는 사람은 여성으로 보인다.
다섯 명의 소년이 우리를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놀리듯 웃고 있었다. 용기를 들고 물을 길으러 산을 내려온 것일까.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일 것이다.
북한 지도 제작 아시아프레스

※ 사진은 모두 평안북도 삭주군. 2024 10,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2019년 촬영한 2장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