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물가가 치솟으면서 혼란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연초에 비해 백미는 1.65배, 휘발유는 2.15배, 미국 달러는 3.3배 올라, 주민 사이에서는 '못 살겠다'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국은 매점매석을 엄벌에 처하겠다고 통고하고, 상인의 물자를 몰수하거나 가택 수색에 나서는 등 강경책을 펼치고 있다. (이시마루 지로 / 강지원)
◆ 광란의 물가 상승
아시아프레스는 북부인 양강도와 함경북도, 평안북도에서 주 1회 물가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1월 가격과 11월 말 비공식 시중 가격은 다음과 같다. 연유류, 식량은 1kg 가격으로, 단위는 북한 원. 식량은 공설시장에서의 판매가 2023년 1월경에 금지돼 개인 간 비공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연유와 외화 거래도 비공식 가격이다.
1월 11월
휘발유 1만 3000 → 2만 8000 2.15배
디젤유 1만 2000 → 2만 1000 1.75배
백미 5700 → 9400 1.65배
옥수수 3100 → 4300 1.38배
1 중국 위안 1260 → 3200 2.54배
1 미국 달러 8450 → 2만 8000 3.3배
※ 1000원은 1월 초 시점에서 약 145원, 11월 말 시점에서 약 51원.
◆ 국영인 식량전매점에서도 급등
오르고 있는 건 비공식 가격만이 아니다. 국영 식량전매점인 '량곡판매소'의 가격도 불안정해지고 있다.
2022년경부터 '량곡판매소'에서는 공정가격이 도입되어, 최근에는 주민들에게 식량 판매를 한 달에 2회, 세대당 7~10kg 정도를 백미 5000원, 옥수수 2500원에 판매하는 규정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12월 초,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3곳의 '양곡판매소'에서 조사한 결과 백미 8500원, 옥수수로 31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됐었다.
또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 A씨는 "옥수수는 습기가 차거나 썩은 것이 섞여 있어 질이 나빠졌다"라고 말했다. 나라가 식량을 충분히 유통시키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 "썩은 자본주의의 잔재 탓"... 상품 몰수에 가택 수색도
당국은, 물가 상승은 장사를 하는 자들에 의한 매점매석과 불법 외화 유통 탓이라며 강경책으로 임하고 있다. 북부 지역에 사는 다른 취재협력자 B 씨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가만히 작은 장사하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물건을 압수하고, 가택 수색까지 하고 있다. 조금 여유로워 보이기만 해도 의심 받고, 마구 영장을 만들어 집에 들이닥쳐 수색한다. 12월 12일에는 내가 사는 인민반에서 2채가 가택 수색을 받았다. 윗사람들은 (물가 상승의)대책은 아무것도 세우지 않는다"
※ 인민반은 말단 행정조직으로 통상 20~30세대, 약 60~80명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된다.
A 씨는, 12월 7일에 있었던 여성동맹의 회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당국자가 와서 강연했다.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은 돈주(신흥부유층)와 장사꾼들이다. 썩은 자본주의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 매점매석 현상과 외화에 의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엄격히 단속한다. 놈들은 신성한 국돈이 아니라, 외화에 눈이 멀어 우리 경제를 먹잇감으로 삼는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외화로 장사하는 자는 엄격한 법적 처벌을 내릴 것이다라고 통보했다"
※ 여성동맹 : 주로 직장에 적을 두지 않은 주부로 조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