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파병된 병사가 러시아에서 다수 사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한국 당국은, 그 수가 3~4천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북한 국내에서도 이러한 전사자 발생 정보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정권은 파병을 국내에 인정하지 않은 채 관련 정보의 유포를 엄격히 통제해 왔지만, 국외로부터 유입된 전사 정보가 소문을 통해 퍼진 것으로 보인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 전사 정보는 어떻게 유입됐는가
"러시아에서 우리 병사가 많이 죽고 있다는 정보가 퍼지기 시작했어요. '앞쪽'(남부 지역)에서 전해진 것인데, 한국 방송으로 알게 된 건지도 모른다"
북한 북부 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 A 씨가 1월 19일에 이렇게 전했왔다. 그렇다면, 전사자 발생 정보는 국외에서 어떻게 유입된 것일까?
한국군 당국은 16일 오전 군사경계선 부근에 설치된 대형 확성기를 통해 북한군 2명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것, 전사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 병사에 유류품에 자결한다는 메모가 있었던 것 등을 방송했다.
또한 한국에 가까운 남부 지역에서는 한국 TV와 라디오 방송을 몰래 시청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전사자 발생 정보가 남쪽에서 북상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으로 탈북한 사람들이, 중국 접경 지역에 사는 가족과 지인에게 비합법인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전한 정보가 퍼졌을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이 모두가 복합적으로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입대 기피하는 부모들
북한에서는 이제부터 봄의 '초모'라 불리는 군입대 절차가 본격화한다. 사전에 신체검사나 신원조사, 배치처 지망조사가 진행되는데, 아들의 '초모'를 앞둔 부모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며 A 씨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병사가 러시아로 보내지는 것뿐 아니라 전사자가 나오는 것까지 알려지자, 아들의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부모들이 당황하고 있다. 지인은 어떻게든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대학 입학 추천을 받기 위해 집까지 팔아서 돈(뇌물)을 마련했다. 어느 집이든 외동이 많으니까, 아들이 죽는 게 걱정이다. (러시아에 파병될 가능성이 적은)해군이나 공군, 안전국(경찰)에 아들을 보내려는 부모도 많다.
※ 북한에서는 남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만 17세에 입대한다.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진학하면 입대가 유예된다.
아들이 '폭풍군단'에 입대한 한 지인은, 아들의 소식을 문의해서 러시아에 가지 않고 국내 부대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 사람이 들은 바로는, 중국 국경에 가까운 회령, 무산, 혜산 출신 병사는 러시아로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탈북자가 많은 지역으로, 가족이나 지인에 탈북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도망칠지도 모른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 '폭풍군단'은 북한군의 정예부대로, 러시아 파병의 핵심을 차지한다고 한국 당국은 추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