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 장교로 추정되는 병사 A. 턱에 부상을 입어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영상을 캡처(사진의 일부를 가공했습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두 명이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포로는 '전쟁인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대체 이 젊은 북한군 병사들은 누구일까? 이역만리 러시아에 파병돼 우크라이나군과 싸우는 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조선인민군 정예부대 '폭풍군단' 출신 탈북자와 함께 고찰한다. (홍마리)

◆ 포로는 25세 새내기 장교와 19세 일반 병사인가

우크라이나 당국에 의하면, 포로 두 명은 1999년생과 2005년생. 만 나이로 현재 25세와 19세일 가능성이 크므로, 아시아프레스는 그렇게 나이를 표기한다.

25세 병사 A는 2016년 입대한 저격병, 19세 병사 B는 2021년 입대 소총병이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의 심문에 진술했다. 그렇다면 복무 기간은 A가 8년 정도, B는 3년 정도가 된다.

아시아프레스의 강지원 기자는 1990년대 후반 조선인민군에 입대하여 '폭풍군단'에 소속되었다. 강지원 기자에 따르면 25세 병사 A는 신참 하급 장교로 보인다고 한다. 입대 후 2년간의 신병 생활을 거쳐 부사관을 양성하는 군관학교에서 2년간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남자는 보통 만 17세에 입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19세 병사 B는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경험이 매우 적은 일반 병사임을 알 수 있다.

◆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것도 몰랐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에 포로 두 명이 답하는 영상을 보면, 그들이 전투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병사 B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에도 고개를 저으며 "훈련을 실전처럼 한다고 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눈을 크게 뜨고 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에서 극도의 혼란과 공포가 엿보였다.

병사 A는, 턱을 다쳐 말할 수 없는 상태다. '부모님은 당신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가?'라고 물으니 고개를 저었다.

복무 경험이 3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는 병사 B. 침대에 누워 심문에 응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공개한 영상을 캡처(사진의 일부를 가공했습니다)

◆ 두 명의 포로는 혼란 상태일 것

영상에서는 '북한에 돌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병사 A는 고개를 끄덕이며 귀국 의사를 보였다.

한편, 병사 B는 "우크라이나 사람은 좋은 사람인가?"라고 묻고, "여기(우크라이나)에 살고 싶다"라고 답했다. "(북한에)가라면 가겠지만..."이라고도 말했다.

이 의사 표시에 대해 강지원 기자는, "말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들이 놓인 상황과 심리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며, 다음 두 가지를 강조했다.

우선, 17세에 입대해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군생활을 보낸 탓에 세상을 전혀 모르는 젊은 병사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전장에 가는 것조차도 모른 채 보내져 첫 실전을 경험하고, 동료가 잇따라 사망하는 것을 목격한 직후라는 점. 자신이 처한 상황도, 심문으로 눈앞에 있는 사람이 적인지 아군인지도 모르는, 매우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에서의 대답이다.

◆ 공개된 영상은 북한 당국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