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 미디어가 공개한 북한 특수부대 훈련 모습. 조선중앙통신에서 인용

◆ 철탑에서의 낙하산 훈련에 실망

'폭풍군단'의 주목적은, 후방교란이다. 전투 시 후방 지역에 투입돼 폭파나 요인 납치·암살 등을 담당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훈련의 실태는 이와 동떨어졌다.

처음 배치된 곳은 황해북도 곡산군에 있는 58여단 항공육전부대였다. 항공부대이므로 낙하산 훈련이 있다. 그러나 지휘관이 송전탑 같은 철탑을 가리키며, '저 탑에서 낙하 훈련을 한다'고 말했을 때는 무척 실망했다.

북한에서 평생 비행기를 타볼 수 있는 인구는 5%에도 못 미칠 것이다. 특수부대에 가는 것을 만류했던 부모님도 비행기는 한 번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철탑에서 강하 훈련을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철탑에 올라 150m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훈련을 했다. 무서워서 오줌을 지린 병사도 있어서, 세탁을 위해 2시간의 휴식이 주어진 적도 있었다. 1년에 한 번, 비행기를 타고 800m 높이에서 낙하하는 훈련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 비행기에 타고 실시한 강하 훈련에서 350명 중 2명이 추락사했다.

그 외에도 강행군, 체력훈련, 기압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경험했다. 구타를 견디는 것도 배워야 한다고, 집단 구타를 당한 뒤 목적지까지 돌아오는 훈련은 너무 힘들었다. 그 혹독함에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

중국과의 국경에 배치된 '폭풍군단'으로 보이는 병사들. 2020년 10월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 식사는 쌀에 기름 한 술

기대했던 식사도 비참한 상황이었다. 예를 들면 2000년대 초반의 식사는 찰기 없는 쌀에 기름 한 숟갈뿐. 반찬이 될 부식물은 군대 부업지에서 캔 야채로 조달했다. 영양실조에 걸리는 사람도 많아서, 12명으로 구성된 우리 조에 적어도 2명 정도는 영양실조였다.
※ 식량배급제가 거위 붕괴해 대량의 아사자가 발생한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이후 몇 년은, 군대의 식사 사정도 극히 열악했다.

열악한 식사 사정 때문에 탈주병도 발생했다. 혹독한 훈련에 지치고 열악한 식사에 실망해, 왜 부모 말을 듣지 않고 특수부대에 왔을까 후회하는 친구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