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쿠르크스 지역에 보내진 북한 병사. 처음 봤을 드론에 당황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촬영해 2024년 12월 17일에 공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1만 2000여 명, 그 중 사상자 수는 3천 명을 넘었다고 한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파병의 핵심으로 알려진 것이 정예부대인 '폭풍군단'이다. 일본과 한국의 미디어에서는 초인적 신체 능력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러시아의 전장에서 '만취했다', '드론 공격으로 쉽게 전사하고 있다' 등, 정예부대라는 이름에 물음표가 붙는 정보도 전해진다. 과연 '폭풍군단'이란 어떤 집단인가? 폭풍군단에서 복무한 탈북기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설한다. (강지원)

◆ 엘리트, 입당 보장, 대학 추천... 선망의 대상

나는 1990년대 후반 조선인민군에 입대했다. 북한에서는 남자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한 만 17세에 군에 입대한다. 신체검사와 면접도 있지만, 대학이나 전문학교에 진학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졸업생이 군에 입대한다.

'폭풍군단'이라고 하면, 건장한 육체의 병사들이 기와를 깨거나 몸에 감긴 쇠사슬을 찢어 버리는 초인적인 모습이 영상에 나온다. 하지만 그것은 외부에 어필하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 특수부대라고 하지만, '폭풍군단' 병사도 일반 병사와 거의 다르지 않다. 단, 건강하고 다부지다는 점이 중시돼 선발될 뿐이다.

한편 '폭풍군단'은 입대를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우수한 전투 기술과 체력을 가진 엘리트 집단이라는 사회인식이 있다. 그리고 다른 부대보다 상대적으로 식사가 좋다. 그리고 그 당시는 제대 후 조선노동당 입당이 보장되고, 대학 입학 추천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등의 ' 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즉, '폭풍군단'의 대부분은 특수부대 복무를 통해 '계급 변경'과 대학 진학을 꿈꾸는, 농민과 일반 노동자 가정 출신 젊은이들인 것이다.

※ 계급 변경 : 북한은 계급 사회다. 특히 농업은 가난하고 발전 가능성도 닫힌 최하층 직업으로 간주되고 있다. 농민 가정에서 태어나면, 자자손손 평생을 농장원으로 보내야 한다.

내가 입대할 당시 '홍길동', '명령 027호' 등의 전투영화가 유행해, 나는 실제로 전투 기술을 배울 수 있고 친구에게 자랑할 수 있다는 이유로 '폭풍군단'에 지원했다. 같은 해 신병들은, 비행기를 탈 수 있어서, 대학에 갈 수 있어서... 등의 이유였다. 특수부대 배속이 정해지자, 동기들과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