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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새해 연례작업인 '퇴비전투'. 매년 인분 모으기에 모든 주민이 동원돼 큰 부담이지만,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고 한다. 노르마(할당량) 달성에 따라 금품을 지급하거나 관광을 보내주는 등 보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인분 쟁탈전은 한층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홍마리 / 강지원)
◆ "변소 밑에서 삽 들고 기다리는 사람도"
만성적으로 비료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봄 경작기에 대비해 새해 초부터 인분을 모아 퇴비를 만드는 '퇴비전투'가 벌어진다. 노동자 1명당 1t 등의 과제(노르마)가 부과돼, 소속 기업과 조직,기관의 관리하에 노동당과 행정간부까지 전국민이 동원된다.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퇴비전투'의 제1차 총화(총괄)가 2월 15일에 있었다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해 왔다.
"과제 달성에 따라, 노동자에게 돈과 '노동보조물자'를 준다는 통보가 있어서 난리였다. 공동변소(재래식)에서는 구멍 밑에서 삽 들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할 정도다. 변소가 보이면 바로 푸러 가니까, 인민반이 자기들 지구의 인분을 못 가져가게 망까지 보고 있다"
※ 노동보조물자 : 탄광 노동 등 육체적으로 가혹한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담배나 술, 식용유 등의 물자.
노르마가 많다 보니 매년 인분 쟁탈전이 벌어지지만, 포상 욕심에 경쟁이 더 치열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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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 과제의 해소
올해 '퇴비전투'에는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소속 기업, 조직, 인민반에서 각각 과제가 부과돼 이중 부담에 고통받는 가정이 적지 않았다. 예를 들면, 남편은 직장에서 1t의 과제가 있는데 아내도 지구 인민반에 동원돼 인분을 500kg 모아야 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운용이 체계화돼 이중 과제가 부과되는 것이 해소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여기에도 인센티브가 주어진다고 한다. 협력자는 "기업이나 여맹 등 소속된 곳의 과제 달성도에 따라, 견학(관광)과 급양소에 데려가 준다고 한다"고 말한다.
※ 여맹 : 정식 명칭은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주로 직장에 적이 없는 주부로 구성된다.
단,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변화가 있었는지는 아시아프레스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다.